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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재고조…원유 비축 바닥에 공급난 우려 확산
IEA 긴급 비축유 75% 방출
시장 완충장치 사실상 바닥
정제유 공급까지 흔들
시장 완충장치 사실상 바닥
정제유 공급까지 흔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공급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이 지난 3월 발표한 4억배럴 규모의 긴급 비축유 방출 계획 가운데 약 75%를 이미 시장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가로 방출할 수 있는 물량은 수주 분량만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석유 트레이더는 FT에 “우리가 갖고 있던 완충 장치는 모두 소진됐다.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이란 합의로 호르무즈해협이 재개방되기 전까지 약 4개월간 이어진 봉쇄 기간 세계 각국은 공급난 충격을 출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동원했다. 서방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했고, 중국은 국영 에너지기업들에 재고를 시장에 공급하도록 했다. 백악관도 필요하면 선물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그 결과 브렌트유는 4월 배럴당 126달러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IEA가 당시를 “역사상 최악의 원유 공급 차질”이라고 평가했지만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2차 봉쇄가 수개월 이어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봉쇄를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공급 부족분을 메울 원유를 조달할 여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힌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트에 따르면 전쟁 직전까지 정부 전략비축유를 제외한 민간 시장의 초과 재고는 약 4억배럴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은 재고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트 시장정보 책임자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유지될 것이라는 시장의 안일한 기대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정제유 시장도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세계 2위 경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공급 차질이 더 확대된 영향이다. IEA는 휘발유와 경유 공급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럽 경유 도매 선물가격은 이번 주 14% 상승했다.
프랑스 나틱시스은행의 조엘 핸콕 선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그동안 원유 공급 흐름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해 왔다”며 “추가적인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그런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