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삼계탕 전문점 대신 회사 구내식당에서 복날 보양식을 챙겨 먹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 선까지 치솟는 등 외식비 부담이 커진 여파다. 단체급식 업계는 삼계탕뿐 아니라 장어, 갈비탕 등 다양한 특식을 앞세워 복날 수요를 겨냥했다.

고물가에 달라진 복날 풍경…구내식당 인기 더 커져

16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 구내식당에서 보양식 메뉴를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실제 아워홈은 초복인 지난 15일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에 공급하는 삼계탕 물량을 전년보다 29% 늘린 18만식으로 확대했다. 현대그린푸드도 이달(1~14일)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보양식 메뉴를 선택한 식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CJ프레시웨이 또한 지난해 초복 당일 식수 인원이 평상시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구내식당에 소비자가 길게 줄 서있다./사진=박수림 기자
15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구내식당에 소비자가 길게 줄 서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직장인들이 복날에도 외식 대신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외식비 부담에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전년 동월(1만7654원) 대비 2.8% 상승했다. 유명 맛집의 경우 2만원 선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같은 기간 냉면(1만2615원), 비빔밥(1만1769원), 칼국수(1만38원) 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점심 대표 메뉴들마저 줄줄이 1만원대를 넘어서면서 점심값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구내식당에 소비자가 길게 줄 서있다./사진=박수림 기자
15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구내식당에 소비자가 길게 줄 서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반면 구내식당은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데다 기업이 식대를 일부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 음식점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무료 점심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 초복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기업 구내식당에서는 한방 삼계탕을 7000원 후반대에 판매했고, 서울 용산구 소재 구내식당에서도 닭칼국수를 5000원대에 선보였다.

30대 직장인 정모 씨는 "복날이라 삼계탕을 먹고 싶어도 밖에서 사 먹는 건 가격 부담이 너무 크다"며 "회사에서는 1만원 넘지 않는 가격에 먹을 수 있고 맛도 괜찮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메뉴 차별화로 경쟁력 강화하는 급식업계

단체급식 업계도 수요 확대에 맞춰 메뉴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복날 시즌을 겨냥해 인삼·홍삼 전문 브랜드 '정관장'과 손을 잡았다. 전통 보양식인 홍삼삼계탕뿐 아니라 홍삼삼겹살 간장조림덮밥, 고등어홍삼 데리야끼구이 등 홍삼을 접목한 특식 12종을 선보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삼계탕·갈비탕·곰탕 등 대표 보양식과 함께 닭다리스테이크, 돼지목살스테이크, 통삼겹크림리조또 등 퓨전 보양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는 대게딱지장을 활용한 오일파스타를 신메뉴로 추가하는 등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가 메뉴 차별화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구내식당 이용객 만족도가 고객사 재계약은 물론 신규 사업장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메뉴를 통해 이용객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구내식당이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복지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계절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특식에 대한 고객사 요구도 커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내식당이 단순히 '싸고 빠르게 먹는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고물가와 맞물려 합리적 가격에 만족도 높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구내식당이 기업 복지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의 차별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