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영 '500원' 인연 英앤 공주, HD현대重 찾아 >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이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앤 공주에게 선박 건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앤 공주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이다. 작은 사진은 정 회장의 조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며 앤 공주와 대화하는 모습. HD현대 제공
< 정주영 '500원' 인연 英앤 공주, HD현대重 찾아 >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이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앤 공주에게 선박 건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앤 공주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이다. 작은 사진은 정 회장의 조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며 앤 공주와 대화하는 모습. HD현대 제공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은 1970년 영국을 찾았다. 조선소 건립에 필요한 차관을 들여오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던 시기다.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가리키며 영국 조선 기술회사 A&P애플도어를 설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A&P애플도어의 추천서 덕분에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에서 차관을 받았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지금의 HD현대중공업을 일궈냈다.

반세기 넘게 흐른 14일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그는 남편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등과 동행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앤 공주 일행을 접견하고 조선 분야 기술력을 소개했다.

앤 공주는 HD현대중공업의 선박 및 특수선 건조 현장과 엔진 공장을 둘러봤다. 함정의 주요 제원과 건조 기간, 핵심 성능 등에 관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현장을 지나면서는 “엄청난 조선소(great shipyard)”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은 영국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HD현대중공업은 영국 롤스로이스의 MT30 가스터빈에 기반한 추진 패키지를 해군 차세대 호위함에 적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필리핀 원해경비함 등에는 영국 뷰포트의 함정 승조원 구명장비가 들어간다.

정 회장은 “영국은 단순한 협력 국가가 아니라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라며 “HD현대가 갖춘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영국 왕실과 대를 이어 인연을 맺고 있다. 정 창업회장은 1977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았다.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일 때 앤 공주와 만나기도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