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시행 7년 돼서야…정부 "괴롭힘 허위신고는 징계 사유"
고용노동부가 최근 개정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은 허위·반복 신고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악의적인 허위·반복 신고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는 법원 판결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관련 법리를 제시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으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된 지 꼭 7년 만이다.

그런데, 사실 허위·반복 신고의 문제는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었고, 이미 많은 우려가 제기되었던 문제이다. 신고자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여 신고하더라도 반드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는지, 허위 신고에 대해서는 징계가 불가능한지 등 여러 의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신고 제도가 인사 갈등이나 징계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초기부터 예상되었고, 이미 여러 사례가 알려졌다. 괴롭힘 개념이 추상적이고, 정당한 업무 지시와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피신고인의 방어권과 허위 신고에 대한 책임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들은 입법과정이나 기존의 지침 등에서는 잘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법이 분명하지 않으니 많은 기업들은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행동하였다. 악의적인 반복 신고에 대해서도 최대한 계속 조사를 실시하였고, 명백한 허위 신고라고 생각해도 신고자를 징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두터운 절차적 보호장치를 별도로 정한 회사들은 반복되는 신고마다 그러한 절차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물론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은 모든 신고를 허위 신고로 보아서는 안 된다. 신고자가 실제로 고통을 느꼈지만 법률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고, 증거가 부족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증거를 보완해서 다시 신고한다고 해서 악의적인 반복 신고라고 할 수도 없다. 전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중에서 악의적인 허위 신고자가 많다고 볼 근거도 없고, 허위 신고 때문에 진정한 신고를 놓쳐서도 안 된다.

다만, 허위 신고자의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고 보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충격을 주게 된다. 악의적인 허위 신고자는 신고를 반복하거나 조사과정에서도 불필요하게 많은 이슈를 제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신고인 10명 중 1명만 허위 신고자라고 보더라도 그 1명이 9번 신고를 하게 되면 결국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중에는 허위 신고가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실제로 1명이 20~30건의 신고를 제기하거나, 자신을 제외한 전직원을 동시에 신고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반복 신고의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허위 신고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잘못 인정되는 경우 피신고인을 억울한 희생자로 만들 뿐만 아니라, 실제 사실과 다른 괴롭힘 인정은 앞으로의 인사 운영에도 심각한 부담을 만들게 된다. 한 회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시행 초기에 괴롭힘을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였음에도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괴롭힘 성립을 인정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수년이 지난 이후에도 가해자와의 분리조치를 요구하면서, 근로기준법에서 필요한 조치의 시한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해당 조치는 영원히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규모에서 두 명을 영원히 분리하는 경우 인사발령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 회사는 결국 분리조치의 시한이 언제까지인지 로펌에 문의하게 되었다.

허위 신고자에 대한 징계는 허위 신고 시도를 줄임으로써 혼란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허위 신고에 대하여 책임을 묻는 것은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일이 아니라 신고 제도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허위 신고가 반복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오히려 진짜 피해자다. 회사와 조사기관이 새로운 신고를 접할 때마다 "이번에도 과장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라고,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지 않는 제도에서는 결국 모든 신고의 신뢰도가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허위 신고에 대한 징계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징계가 허위 신고 내지 신고 남발에 대한 주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허위 신고 여부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명확한 증거에 의해 허위 신고가 확인되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로서는 허위 신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심이 있더라도 쉽사리 징계로 나아가기는 어렵다. 만약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정당하다면, 사용자가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불리한 처우를 한 것이 되어 형사처벌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허위 신고자로 보이는 경우들은 장래의 징계 위험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도 보인다.

다른 한편,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되는 신고에 대해서는 약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고용노동부 매뉴얼에서도 약식 조사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만,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되는 신고에 대해서 약식 조사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최근 수행한 사건 중에서,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신고자를 징계하자 신고자가 회사를 상대로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에서 회사가 승소한 이후 뜻밖의 연락을 받았는데, 한 지방 노동청에서 허위·반복 진정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판결을 접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회사에 문의하여 왔다는 것이다. 노동청 감독관들도 무한히 반복되는 진정에 심각하게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 왔다. 허위·반복 신고는 기업 담당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청 감독관도 괴롭히고 있고, 제한된 행정력을 소진시키면서 정작 신속한 구제가 필요한 사건의 처리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감독관들의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청 감독관들까지도 시달리게 되는 상황에서 이제야 직장 내 괴롭힘 매뉴얼에 허위·반복 신고가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법이라도 입법 단계에서 반론을 더 충실히 듣고, 시행 이후에도 악용 가능성과 부작용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제도를 방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법이 현실에서 오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다. 다른 노동 입법에서도 다른 의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구자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