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공휴일에 일해" 불만 폭발하더니…50년 만에 '결단'
일본 도요타의 독자적인 근무 체계인 이른바 '도요타 캘린더'가 반세기 만에 바뀔 전망이다. 공휴일에도 근무하는 대신 연휴기간을 늘리는 특유의 근무방식을 고집해왔지만, 맞벌이와 육아 세대 증가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폐지하게 된 것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노동조합은 내년도부터 골든위크(4월말~5월초) 기간 중 평일 근무를 도입하는 대신 일부 공휴일을 휴일로 전환해 3일 연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 개편안은 노사 협의를 거쳐 올해 말께 확정될 전망이다.

도요타 캘린더는 일반적인 일본 달력과 달리 골든위크와 연말연시에는 긴 연휴를 보장하는 대신 공휴일은 원칙적으로 근무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생산라인 정비와 설비 교체 작업을 긴 연휴 기간에 집중해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와 같은 형태는 1970년대 초반 정착했으며,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근무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원들의 생활 방식 변화와 맞물려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쉬고 싶어도 자동차 업계만 다른 달력을 사용한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다른 산업과 휴일 체계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장 근로자의 경우 공휴일에도 생산라인이 돌아가기 때문에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다. 사무직과 연구개발직은 공휴일을 연차로 활용할 수 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라인별로 일부 인원만 휴가를 낼 수 있어 전체 직원이 함께 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도요타 노조가 검토하는 방안은 골든위크 기간 중 평일을 정상 근무일로 전환하고, 대신 다른 달의 월요일 공휴일 등과 연결해 3일 연휴를 만드는 방식이다. 일본자동차공업회가 마련한 자동차 업계 표준 캘린더 개편 방향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산업 종사자는 550만 명을 넘어선다. 도요타뿐 아니라 부품업체 등 공급망 전체가 지속적으로 인재를 확보하려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근무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도요타는 일본 중부 지역에서는 강력한 브랜드와 높은 채용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수도권 등 전국 단위에서는 “자동차 업계는 공휴일에도 근무한다”는 이미지가 젊은 인재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요타 공장이 위치한 아이치현 도요타시 주변 지역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지 음식점과 보육시설 등은 그동안 도요타 직원들의 근무 일정에 맞춰 영업해왔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생산 효율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도요타식 경영이 인구 감소와 인재 경쟁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