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방 아웃소싱의 선행 조건
민간위탁 업무 경계 설정하고
제대군인 등 활용해 보안 유지
김종하 한남대 산학연구부총장 겸 국방전략대학원장
제대군인 등 활용해 보안 유지
김종하 한남대 산학연구부총장 겸 국방전략대학원장
그럼에도 인구 절벽 시대의 병력 급감 속에서 국방 아웃소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현대전은 민간의 고도화된 자원관리 기술과 군의 작전 능력을 결합해 싸우는 첨단 총력전이다. 군이 모든 후방 지원을 전담하는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전장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최근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 기존 보급망에 민간 물류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정비 플랫폼을 결합하고, 상용 드론과 위성 통신 기술을 융합해 군수·지원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해법은 군이 전담할 ‘전투’와 민간 전문성을 접목할 ‘비전투’ 영역의 역할 분담을 최적으로 설계하는 데 있다. 군은 지휘통제, 교전, 전략기획에 집중하고 군수, 행정, 시설관리 등은 과감히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다. 안보 공백 없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고도화된 직무 분석에 기반한 ‘민군협력 임무 수행 기준’ 수립이다. 군 고유 영역과 민간 위탁의 경계를 획정하고 업무별 보안 등급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단순 행정·시설관리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탄약·정비 분야의 위탁 기준을 차등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민간 인력의 물리력 행사 한계와 법적 지위, 전시 지휘권 승계 프로세스를 매뉴얼화해야 한다. 군 지휘구조와 결합성이 견고해야만 위기 상황에서도 지휘 체계 단절 없이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
둘째, 민군협력기업 대상 ‘국방 특화 보안 인증제’ 도입과 ‘제대군인 인력 활용’의 연계다. 국방 시장은 일반 공공조달과 달리 철저한 보안과 신원 검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높은 진입장벽을 충족하면서도 직무 노하우를 갖춘 제대군인을 민간 국방 시장의 중추로 적극 흡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대군인(장교 및 부사관 출신)의 일정 비율 고용을 입찰 요건으로 명시한다면, 이들의 경력 연속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민간 위탁의 최대 약점인 보안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셋째, 전시 동원성 확보와 법적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이다. 위기 및 전시 상황에서도 민간 지원 기능이 차질 없이 작동하도록 참여 기업과 인력의 법적 지위 및 역할을 명시한 ‘민간 연계형 동원 계획’을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유사시 민간 인력에 대한 보상과 신분 보장을 제도화하되, 임무 기피 시 전시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묻는 엄격한 제재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 여기에 비상시 대체인력을 즉각 투입하는 대응 체계까지 갖춰야만 안보 공백을 차단하는 안전장치가 완성된다.
인구 절벽 시대의 국방 아웃소싱은 필연적 선택이지만, 치밀한 대비가 없다면 도리어 안보의 가장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제대군인 활용을 제도화하고, 유사시에도 민간의 작전 지원 기능이 차질 없이 작동하도록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의 효율성과 군의 작전 능력을 융합한 민군협력 체계를 구축할 때 우리 군은 지속 가능한 첨단 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