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 생활 접는다…수트 벗고 '캠핑카 경영' 파격 행보 [도쿄나우]
수트 벗고 캠핑카 오른 회장님…"AI 실험 위해 전국일주"
가와베 켄타로 전 라인야후 회장
AI만으로 사업 만드는 것이 목표
가와베 켄타로 전 라인야후 회장
AI만으로 사업 만드는 것이 목표
일본 최대 매신저 업체 라인야후(LINE Yahoo)를 이끌었던 가와베 켄타로 전 회장이 1인 기업을 설립하고 ‘캠핑카 경영’에 나서 화제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판단 아래, 새로운 삶과 사업 모델을 직접 실험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가와베 전 회장이 이달 중순부터 캠핑카를 타고 일본 전국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마련한 차량 안에는 업무용 컴퓨터와 가정용 에어컨, 침구까지 갖춰져 있으며 앞으로 사무실과 숙소, 이동수단 역할을 모두 맡는다.
그가 화려한 대기업 회장 생활을 접고 '한 사람의 창업가'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계기는 지난해 11월 젊은 창업가들과의 합숙 행사였다. 당시 한 참가자가 AI 에이전트 여러 개를 활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모습을 본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가와베 전 회장은 이를 두고 “학생 시절 처음 인터넷를 접했을 때에 버금가는 운명적인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도쿄의 오래된 아파트에 틀어박혀 수개월 동안 AI 연구에 몰두하며 혼자 AI만으로 사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AI를 깊이 연구할수록 그는 새로운 질문에 직면했다고 한다. ‘앞으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큰 뜻을 갖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최근 설립한 1인 회사 이름도 자신의 이름과 '자유자재'를 조합한 'KKJJ'로 정했다. 그는 "IT가 가상공간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었다면 AI는 현실에서도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개인과 기업 모두 기존 방식에 머무를 수 없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카를 몰고 나선 것은 스스로 직접 부딛히며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AI를 직접 활용할 줄 아는 경영자와, 그렇지 못한 경영자의 능력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회장실 주변에는 우수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누군가가 모든 걸 대신 해주는 회장실을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켄타로 전 회장은 새로운 기업에서 함께할 동료들도 여행을 통해 직접 구할 계획이다. 그는 “IT기업의 본질은 뛰어난 엔지니어를 끌어모아 함께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AI 시대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조직 형태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와베 전 회장은 1974년생으로 일본 인터넷 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 중 하나다. 2023년 라인과 Z홀딩스가 통합되면서 출범한 라인 야후의 회장을 맡아 일본 최대 인터넷 플랫폼의 통합을 지휘했다. 지난달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AI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