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억만장자 여름캠프' 간다…'삼성뿐인 경쟁력' 존재감↑
이재용,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전망
AI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 논의 예상
AI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 논의 예상
5일 뉴스1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는 현지 시각으로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선밸리 콘퍼런스'를 연다. 이 행사는 애플·구글·메타·아마존·오픈AI 등 글로벌 정보기술(IT)·미디어 기업 경영진이 참석하는 비공개 행사다. 기업인들이 휴가지에 모여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도 불린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단순 친목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 간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의 출발점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2011년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2013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워싱턴포스트 인수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도 올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02년부터 선밸리 콘퍼런스를 꾸준히 찾아왔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경영 네트워크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AI 반도체 시장의 판이 달라져서다. 생성형 AI 확산 초기에는 GPU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빅테크의 핵심 과제였다. 하지만 최근엔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함께 확보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AI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망 전반이 경쟁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HBM과 파운드리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메모리·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인 만큼 AI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의 협상력을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황 CEO는 지난달 방한 당시 "한국에는 중요한 파트너들이 많다"고 했다. AI 메모리와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몇 주 전 미국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협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심화할수록 HBM·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빅테크·AI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나설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밸리 행사에서도 이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접점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선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차세대 메모리,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을 둘러싼 논의가 자연스럽게 오갈 것으로 본다. 선밸리 콘퍼런스가 공식 발표보다 비공개 회동을 통해 장기 협력의 물꼬를 트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다만 단기 성과를 기대하는 대신 장기 네트워크 구축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선밸리 콘퍼런스에선 곧바로 계약이나 투자 발표가 나오는 경우보다 최고위급 교류를 통해 향후 협력 가능성을 넓히는 사례가 많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