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광주중앙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사·학부모 등으로부터 학교 현장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광주중앙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사·학부모 등으로부터 학교 현장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이 내년 3월부터 초·중학교의 서·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지역 교원단체가 교사의 업무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은 지난 2일 전남광주통합교육청 광주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중학교의 평가를 100% 서·논술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대학 입시 경쟁력 저하를 우려할 수 있는데, 국가 정책에서도 서술형 평가로 나아가지 않으면 미래 인재를 기를 수 없다는 합의가 돼 있다"며 "평가의 공정성 확보가 중요한만큼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을 설립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중장기 대입 개편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2033학년도 대입 개편안으로 내신·수능의 절대평가화, 서·논술형 확대 등에 대한 제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광주교육청이 빠르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전국 최초'로 서·논술형 평가를 전면 시행하기 위해서다. 올해 지침 마련, 교원 연수, 평가체계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3월부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일부 과목·지역·학교를 선정해 객관식을 없애고 서·논술형 평가로 100% 전환한다.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적용 범위를 늘려 2032년까지 초·중·고 전반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교육 과정을 바꾼 후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경범 준비위원장은 "평가가 바뀌어야 수업이 바뀌기 때문에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기회가 전남광주에 가장 먼저 온 만큼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적기"라고 평가했다.

초 5·6학년과 중1이 첫 대상인 이유에 대해서는 중1은 1학기에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자유학기제가 있어 서·논술형 평가를 연습·시험해볼 수 있다고 했다. 초등의 경우 평가 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 기본 학력과 문해력을 갖추고 졸업할 수 있도록 2년 간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평가 방식 변화를 추진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서·논술형 평가로 바꿀 경우 교사의 채점 부담이 늘어나고, 평가 결과에 대한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학생들의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합의 없는 평가 방식 적용, 100%라는 획일적·일방적 정책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도 "문해력 저하의 원인을 평가 방식에서 찾고 획일적 처방으로 해결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교실은 정책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전국 최초라는 성과보다 교육적 타당성과 현장 공감이 우선"이라고 반발했다.

교육청은 평가의 공정성과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손 글씨 답안을 디지털화하고 채점, 피드백을 돕는 AI 평가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