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자라니'라고 욕먹는 게 아니다"…무법 폭주에 '분통' [현장+]
자전거 사고로 5년간 2만9199명 부상
자전거족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항변
경찰 "한 곳서 계속 단속하기는 어려워"
자전거족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항변
경찰 "한 곳서 계속 단속하기는 어려워"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52)는 "괜히 '자라니(자전거와 고라니 합성어)'라고 욕먹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차도에 갑자기 진입하거나 시민들 사이로 위태롭게 내달리는 일부 자전거 이용자들의 '무법 주행'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는 만큼 위험천만한 주행에 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역주행하며 비키라고 큰소리"…시민들 분통
실제 자전거 사고는 매년 500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사고는 △2021년 5509건 △2022년 5393건 △2023년 5146건 △2024년 5571건 △2025년 5235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부상한 사람은 같은 기간 △2021년 5999명 △2022년 5856명 △2023년 5604명 △2024년 6085명 △2025년 5655명 등 2만9199명에 달했다.
무리 지어 법규를 어기는 모습에 분통을 터뜨리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 씨(38)는 "한강공원에 가면 무리 지어서 역주행하는 자전거족이 있다"며 "본인들이 역주행하면서 멀쩡히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비키라고 큰소리치는 것을 보고 기가 찼다"고 말했다. 이어 "러닝 크루도 문제라고들 하는데 제가 봤을 때 몰상식하게 자전거 타는 자라니족이 더 문제"라며 "이 사람들은 신체적 피해를 주지 않냐"고 지적했다.
◇ "억울하다"…자전거족 항변
어디를 가든지 눈총을 받는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박모 씨(42)는 "차도로 달리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위험하다며 욕하고, 인도로 가면 보행자들이 인도에서 탄다고 화를 낸다"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열악한 자전거 주행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모 씨(23)는 "우리나라 자전거도로 시설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도로가 중간에 끊기거나 노면이 파손돼 정상적으로 달리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하게 이용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자전거도로를 제대로 정비하고 연결하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처벌 규정 있는데…경찰 "상시 단속엔 한계"
실제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해야 한다. 또 교통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의 자전거를 운전하는 것도 금지되며,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자전거로 보도를 침범해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자전거 통행 특성상 상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전거는 특정 장소를 계속 오가는 게 아니라 생활 교통수단으로 간혹 지나가며 위반하는 사례가 많아 한곳에서 계속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역주행 등은 순찰 중 마주치거나 112 신고를 통해 출동해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교통법규 단속이 필요할 때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서가 자체적으로 기간과 장소를 선정해 시행한다"며 "최근 서울경찰청이 한강공원 쪽에서 픽시 자전거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것이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