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와 기업 관여 활동을 질적으로 평가해 자금 배정과 회수에 반영한다. 위탁운용사에 주주권 행사를 단계적으로 맡기기에 앞서 운용사의 전문성과 이해상충을 관리할 통제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일 제6차 회의를 열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활동 이행점검 체계 도입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탁자책임활동 7개 원칙별 12개 항목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는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점검을 거쳐 공개된다.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에는 별도의 질적 평가를 적용한다. 수탁자책임활동 체계와 이해상충 관리,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국민연금 원칙에 맞는 정책을 갖췄는지,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을 확보했는지,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에도 일관되게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평가 결과는 위탁운용사 선정과 정기평가의 본 배점 100점 안에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수탁자책임 정책 보유와 책임투자 보고서 제출 여부 등에 1~2점의 가점을 주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은 오는 10~11월 현장실사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적정 배점 비중을 정하고, 향후 운용사별 평가 결과를 추가 자금 배정과 회수에 연계할 계획이다.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율은 2017년 14.7%에서 지난해 100%로 높아졌다. 하지만 관련 정책과 보고서를 갖췄는지만 확인할 뿐 실제 의결권 행사와 기업과의 대화, 이해상충 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체계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개편으로 형식적인 서류 점검에서 실제 주주활동을 따지는 질적 평가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게 됐다.
새 평가체계는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직접 맡기는 단독펀드 시범사업과도 맞물려 있다. 기금위는 지난 3월 국내주식 위탁자산 일부를 현행 투자일임 방식에서 단독펀드로 전환해 운용사가 자기 명의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보고받았다. 국민연금은 우선 수탁자책임 역량을 갖춘 일부 운용사부터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금위는 이날 2025년도 기금운용 성과평가안과 기금운용본부 성과급 지급률도 의결했다. 최근 5년 누적 금융부문 수익률은 연 9.75%로 기준수익률 9.59%를 0.16%포인트 웃돌았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1.24%, 해외주식 17.82%, 대체투자 12.75%였다. 이에 따른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급의 78.6%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