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이자 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9200억원에 매각한다. 인수 주체는 중국 게임·기술 생태계와 연결된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로 알리바바 투자회사다. 국내 주요 상장 게임사의 경영권이 중국계 자본으로 넘어가는 것은 2004년 액토즈소프트 매각 이후 22년 만이다.
위메이드는 박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박 의장이 보유한 주식은 1335만738주로 지분율이 39.33%다. 총거래액 9200억원을 기준으로 주당 매각가는 약 6만8910원이다. 위메이드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미르의 전설’의 중국 수익력과 인공지능(AI) 기반 게임 개발 가능성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으로 풀이된다.
네오펄스는 홍콩 자본을 기반으로 한 투자 플랫폼으로, 알리바바 및 중국 주요 게임사 네트워크와 연결된 투자 창구로 거론됐다. 지난해 위메이드 구주 거래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최대주주로 미르의 전설 가치 높게 반영한듯…'1세대 게임 개발자' 박관호 퇴장
중국 투자회사 네오펄스에 지분을 전량 넘기는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의 거취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30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거래인 만큼 향후 경영 체제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은퇴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거래는 단순 재무적 투자 유치가 아니라 창업주가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고, 중국 게임·기술 생태계와 연결된 투자 플랫폼이 새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위메이드는 한국 상장사 지위는 유지하지만, 2000년 창업 이후 이어진 박관호 의장 중심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 1세대 게임 개발자 퇴장
박 의장은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로 꼽힌다. 1990년대 ‘미르의 전설’ 개발을 주도했다. 2000년 위메이드를 세워 ‘미르의 전설2’를 중국 시장에 안착시켰다.두 게임은 중국에서 장기간 수익을 낸 미르 지식재산권(IP)이 됐다. 위메이드가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권 게임사로 성장한 배경이다.
이번 거래에서 박 의장의 보유 주식 1335만738주(지분율 39.33%)에 9200억원의 가격이 매겨진 것도 미르 IP의 중국 내 수익력과 향후 확장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당 매각가는 약 6만8910원으로, 이날 종가(1만9330원)보다 3배 이상이다.
인수 주체인 네오펄스는 홍콩 자본을 기반으로 한 투자 플랫폼 회사다. 지난해 위메이드 구주 거래에도 등장하며 국내 게임사 투자에 관심을 보여왔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네오펄스를 알리바바 및 중국 주요 게임사 네트워크와 연결된 투자 창구로 판단한다.
◇ “더 큰 시장 갈 때”
박 의장은 지분 매각에 대해 위메이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게임 산업은 한 나라 안에서 완결되지 않으며, 한국 시장만으로 회사의 미래를 그리던 시대는 지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며 “미르는 중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고, 북미와 유럽이라는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오펄스가 위메이드에 관심을 보인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출판 승인 번호)’ 규제와 경쟁 심화로 신규 흥행작이 어려워진 반면, 검증 IP 기반으로 속편·외전·모바일·라이선스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미르 IP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역량,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갖춘 드문 회사다. 여기에 AI를 적용하면 그래픽·디지털 휴먼·라이브 운영·콘텐츠 제작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박 의장은 임직원에게 “위메이드는 저로부터 독립해 더 크고 넓은 시장에서 성장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멀리서, 누구보다 든든하게 여러분과 위메이드의 도약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