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론 받아친 청와대…與 노선갈등 최고조
유시민 '재건축론' 여진 계속
불쾌한 靑?…"결정은 국민이"
친명 "태도 절제될 필요 있어"
불쾌한 靑?…"결정은 국민이"
친명 "태도 절제될 필요 있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29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갑자기 증축, 재건축 전문용어가 나왔는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우리가 도시개발을 할 때, 한 개별주택의 문제일 경우에는 증축이나 재개발, 재건축을 하게 되는 거고, 지역 전체가 문제일 때는 도시재생이라든지 또는 재개발하지 않느냐"고 했다.
홍 수석은 "그것을 결정하는 것도 역시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는 늘 정치를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한다고 얘기하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면서 우리끼리의 논쟁보다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또 "필요하면 증축하고, 또는 재건축하고 재개발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논의 속에서 판단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명 인사로 분류되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유 작가의 재건축론을 '윤어게인'에 빗대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지지자들은 패러다임 전환을 바라고 비주류 성향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을 선출한 것"이라며 "증축 수준이 아니라 재건축, 더 나아가 재개발 수준의 변화까지 원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6일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건 증축이었다"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지나쳤던 게 아닌가 한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가 주장한 증축론은 민주 진영의 정통성에 기반한 외연 확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재건축론은 통합을 앞세워 외연 확장을 꾀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지지층의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도 확장과 통합을 국정 운영의 주요 기조로 내세워 온 만큼, 해당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친명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유 작가의 발언 이튿날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태도나 마음이 적절히 절제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본인 마음이 떠나가고 있어서 그리 표현한 것 아닌가"라며 "코어 지지층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당내 갈등이 격화하자 민주당은 일단 진화에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당이 성숙하고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토론과 논쟁, 갈등이 없는 조직은 성장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논쟁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균열을 키우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순 계파 갈등을 넘어 당의 노선과 정체성 문제로 번진 데다 청와대까지 반응하면서 확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유 작가의 발언에 청와대까지 반응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지, 또 정부와 당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맞물려 있는 사안이라 쉽게 잠잠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