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못 속인다…월드컵 'AI 심판'의 진화
초당 500회 공 진동·선수 관절 29곳 실시간 추적
오심 줄였지만 시스템 의존·사이버보안은 새 과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경기를 보다 보면 골을 넣었지만 결국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이 인정되지 않은 장면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처럼 축구 경기에서는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반 발짝이라도 앞섰는지와 패스가 떠나는 순간에 공격수의 어깨가 어디에 있었는지 등 오프사이드 판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대거 적용되면서 오프사이드 판정 문제를 사실상 해결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SAOT)이 카메라와 스마트볼, 3D 아바타까지 결합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관절·진동 추적…1㎜의 오차도 잡는다
이번 월드컵의 판정 기술은 AI 기반 광학 추적과 센서 데이터의 융합으로 요약된다.
축구 경기장 지붕에 빼곡히 설치된 전용 카메라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한다.
단순히 위치만 살피는 게 아니라 머리, 발, 어깨 등 판정에 필요한 선수당 29개의 관절 포인트를 초당 50회(50Hz)씩 3차원 데이터로 쪼개 기록한다.
여기에 축구공도 한층 진화했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 내부에는 관성측정센서(IMU)가 들어 있어 선수의 발에 공이 닿는 순간에 진동과 가속도 변화를 초당 500회(500Hz) 빈도로 읽어내 비디오판독(VAR)실로 보낸다.
공을 차는 순간과 선수들의 위치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종합해 오프사이드 라인 침범 여부를 계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 몇 밀리미터(㎜)라도 공격수가 수비 라인을 넘었을 경우 시스템은 3D 그래픽 라인과 함께 이 상황을 VAR 통제실로 전송한다.
이어 비디오 판독 심판이 1차로 승인하면 곧바로 주심의 이어피스로 판정 결과가 들어간다.
이는 AI가 축구에서 심판을 밀어냈다기보다는 심판의 눈에 미세 현미경을 달아준 것으로 보면 된다.
그동안 사람이 중계 화면을 일일이 멈춰가며 선을 긋던 시절과 비교하면 판정 속도와 정확도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진 것으로, 부심들이 오프사이드에 대한 확신 없어 깃발을 늦게 드는 관행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 3D 아바타가 골 취소 설명…데이터가 된 축구장
실제 그라운드에서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에 컴퓨터 서버 안에서는 똑같은 쌍둥이 축구장이 돌아간다.
선수들이 뒤엉키거나 급격히 방향을 틀어도 시스템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추적해 낸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단순히 오프사이드 판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선수들의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 활동 반경 등 각종 지표로 가공돼 팀 전술 분석과 중계화면 실시간 그래픽으로 활용된다.
축구가 감각에서 데이터의 영역으로 넘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팬들의 눈길을 단연 사로잡는 건 선수별 3D 아바타다.
피파(FIFA)는 출전 선수들의 실제 체형을 디지털로 스캔해 정밀한 3D 모델을 구축했다.
기존 VAR 화면이 다소 투박한 2D 선 긋기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공격수의 팔꿈치나 발끝 등 어느 부위가 선을 넘었는지 입체적인 영상으로 보여준다.
골이 취소되더라도 관중과 시청자가 전광판을 통해 '왜 취소됐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블랙박스처럼 알 수 없었던 판정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초연결 시대, 사이버 보안은 새 숙제
그렇다고 축구 경기에서 AI를 만병통치약으로 봐서는 안 된다.
오프사이드 룰에는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의 시야를 가렸는지, 플레이에 직접 간섭했는지 등 규정의 맥락을 살펴야 하는 인간의 영역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AI가 적용된 기계가 1㎜ 단위로 선을 긋고 타이밍을 재더라도 상황을 종합해서 최종 호루라기를 부는 건 결국 심판의 몫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초연결 시스템 특성상 사이버 보안과 인프라 안정성 역시 중요하다.
수십 대의 카메라와 공 내부 센서는 무선 네트워크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트래픽이 갑자기 몰려서 네트워크 지연 사태가 발생하거나 시스템 동기화에 작은 오류라도 나면 첨단 판독 시스템 전체가 멈춰 설 수 있다.
실제로 첨단 장비를 선제 도입했던 일부 주요 리그와 국제 대회에서는 증거 영상 처리가 지연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판정 데이터를 노린 무선 네트워크 해킹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방어막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보인 AI 심판 시스템은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다.
사람의 눈과 감각에 의지하던 축구가 이제 카메라와 센서,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국제 축구계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AI를 통한 기계의 정확성을 활용하면서도 시스템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그리고 인간과 AI의 역할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오심 줄였지만 시스템 의존·사이버보안은 새 과제
이처럼 축구 경기에서는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반 발짝이라도 앞섰는지와 패스가 떠나는 순간에 공격수의 어깨가 어디에 있었는지 등 오프사이드 판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대거 적용되면서 오프사이드 판정 문제를 사실상 해결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SAOT)이 카메라와 스마트볼, 3D 아바타까지 결합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관절·진동 추적…1㎜의 오차도 잡는다
이번 월드컵의 판정 기술은 AI 기반 광학 추적과 센서 데이터의 융합으로 요약된다.
축구 경기장 지붕에 빼곡히 설치된 전용 카메라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한다.
단순히 위치만 살피는 게 아니라 머리, 발, 어깨 등 판정에 필요한 선수당 29개의 관절 포인트를 초당 50회(50Hz)씩 3차원 데이터로 쪼개 기록한다.
여기에 축구공도 한층 진화했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 내부에는 관성측정센서(IMU)가 들어 있어 선수의 발에 공이 닿는 순간에 진동과 가속도 변화를 초당 500회(500Hz) 빈도로 읽어내 비디오판독(VAR)실로 보낸다.
공을 차는 순간과 선수들의 위치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종합해 오프사이드 라인 침범 여부를 계산하게 된다.
이어 비디오 판독 심판이 1차로 승인하면 곧바로 주심의 이어피스로 판정 결과가 들어간다.
이는 AI가 축구에서 심판을 밀어냈다기보다는 심판의 눈에 미세 현미경을 달아준 것으로 보면 된다.
그동안 사람이 중계 화면을 일일이 멈춰가며 선을 긋던 시절과 비교하면 판정 속도와 정확도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진 것으로, 부심들이 오프사이드에 대한 확신 없어 깃발을 늦게 드는 관행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 3D 아바타가 골 취소 설명…데이터가 된 축구장
실제 그라운드에서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에 컴퓨터 서버 안에서는 똑같은 쌍둥이 축구장이 돌아간다.
선수들이 뒤엉키거나 급격히 방향을 틀어도 시스템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추적해 낸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단순히 오프사이드 판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선수들의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 활동 반경 등 각종 지표로 가공돼 팀 전술 분석과 중계화면 실시간 그래픽으로 활용된다.
축구가 감각에서 데이터의 영역으로 넘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파(FIFA)는 출전 선수들의 실제 체형을 디지털로 스캔해 정밀한 3D 모델을 구축했다.
기존 VAR 화면이 다소 투박한 2D 선 긋기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공격수의 팔꿈치나 발끝 등 어느 부위가 선을 넘었는지 입체적인 영상으로 보여준다.
골이 취소되더라도 관중과 시청자가 전광판을 통해 '왜 취소됐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블랙박스처럼 알 수 없었던 판정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초연결 시대, 사이버 보안은 새 숙제
그렇다고 축구 경기에서 AI를 만병통치약으로 봐서는 안 된다.
오프사이드 룰에는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의 시야를 가렸는지, 플레이에 직접 간섭했는지 등 규정의 맥락을 살펴야 하는 인간의 영역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AI가 적용된 기계가 1㎜ 단위로 선을 긋고 타이밍을 재더라도 상황을 종합해서 최종 호루라기를 부는 건 결국 심판의 몫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초연결 시스템 특성상 사이버 보안과 인프라 안정성 역시 중요하다.
트래픽이 갑자기 몰려서 네트워크 지연 사태가 발생하거나 시스템 동기화에 작은 오류라도 나면 첨단 판독 시스템 전체가 멈춰 설 수 있다.
실제로 첨단 장비를 선제 도입했던 일부 주요 리그와 국제 대회에서는 증거 영상 처리가 지연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판정 데이터를 노린 무선 네트워크 해킹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방어막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보인 AI 심판 시스템은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다.
사람의 눈과 감각에 의지하던 축구가 이제 카메라와 센서,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국제 축구계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AI를 통한 기계의 정확성을 활용하면서도 시스템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그리고 인간과 AI의 역할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