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도쿄가 인상파 작품 '보물창고' 된 이유
인상파 작품을 이야기할 때면 으레 프랑스가 떠오른다. 그러나 신간 <인상파 in 도쿄>는 익숙한 통념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비행기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이웃 도시 도쿄에 인상파의 걸작들이 대거 모여있다는 점을 짚으면서다. 저자 전원경은 직접 도쿄의 미술관들을 찾으며 이곳에 유독 인상파 걸작이 집중된 배경을 추적한다.

책은 17세기 개항에 이어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친 중공업 발전 등으로 근대화를 도모하던 시기를 소개하며, 그 과정에서 서양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린 인물들을 조명한다. 이들이 단순히 서양 문물에 매료되어 미술품을 모은 것은 아니다. 서양을 배워 서양보다 강해지겠다는 근대적 목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수하려 했던 시대적 열망이 그 바탕에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상파가 일본에 미친 파급력뿐 아니라, 반대로 일본이 인상파에 준 영향까지 입체적으로 서술한 부분이다. 우키요에를 비롯한 일본 미술이 모네와 드가, 고흐 같은 거장들에게 어떠한 영감을 주었는지 상세히 묘사한다.

책은 도쿄의 미술관에서 어떤 작품을 먼저 보고, 어떤 흐름으로 감상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일러주는 안내서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