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속도조절에 등 돌린 집토끼?…보완수사권, 與 전대 뇌관으로
중도층·수도권 이탈 속 4050·진보층도 하락세
민주당 지지층 64.7%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
속도조절 실망한 집토끼, 전대 투표로 심판 기류
민주당 지지층 64.7%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
속도조절 실망한 집토끼, 전대 투표로 심판 기류
22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4.8%포인트 하락한 46.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5%포인트 오른 49.7%로 긍정평가를 앞섰다.
선거관리 부실 사태로 촉발된 책임론과 여당 내 당권 갈등 등이 중도층과 수도권 중심 지지 이탈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보면 지지율 하락은 중도층 이탈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50대 긍정평가는 한 주 만에 9.1%포인트 하락해 전 연령대 중 낙폭이 가장 컸다. 40대도 5.5%포인트 떨어졌다. 이념 성향별로 중도층이 4.9%포인트 하락했지만 진보층도 3.2%포인트 빠졌다. 핵심 지지층 일부까지 냉담해진 상황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여권 지지세 둔화가 확인됐다.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9%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도도 4%포인트 떨어진 41%였다.
보완수사권 놓고 갈라진 민심 vs 당심
정치권에서는 핵심 지지층의 냉담 기류가 검찰개혁 속도조절에 대한 불만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을 대체해 신설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했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건을 경찰에 다시 보내면 기소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취지였다. 지난 19일에도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정치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국회 차원의 충분한 논의를 주문했다.민주당 강경파와 개혁 성향 지지층은 이 같은 기류를 검찰개혁 후퇴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는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 여론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15일 공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64.7%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했다. 유지 의견은 27.4%에 그쳤다. 진보층에서도 폐지론은 70.7%로 유지론 24.5%를 크게 앞섰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6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유권자 17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2026 유권자 패널조사 4차’에서도 진보층의 64.4%가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체 여론으로 넓히면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2.8%는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0.1%였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가 47.9%로 완전 폐지 37.7%보다 높았다.
존치 의견이 다소 우세한 만큼 정부로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앨 경우 경찰 수사 이후 사건 보완이나 부실 수사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당대회는 다르다. 전체 여론과 달리 전대 투표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속도에 실망한 지지층이 전당대회 투표로 심판하려는 기류를 보일 수 있어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가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핵심 메시지로 내걸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은 민주당 정부 개혁의 깃발이자 상징”이라며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는 민주당의 불가역적 당론”이라고 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아직도 수사권의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검찰이 있다면 꿈 깨십시오”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전날 보완수사권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지지층 요구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총리는 22일 정부서울청사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에도 “폐지안을 기본으로 하자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