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준금리 1% 시대…부동산 투자의 법칙이 바뀐다 [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현재 일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금리 상승과 임대료 증가의 균형 관계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은 부동산의 순영업소득(NOI)을 자산가치로 환산하는 기준이 되는 수익률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자본환원율도 상승하고 부동산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습니다. 그러나 도쿄 핵심 오피스 시장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쿄 프라임 오피스의 자본환원율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연 3%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공실률은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고 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임대료 상승세가 금리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자산가치 역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력이 무한한 것은 아닙니다. 금리 상승 속도를 임대료 상승이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 자산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일본 부동산 시장이 견조한 이유는 금리와 무관해서가 아니라, 금리 상승 부담을 흡수할 만큼 임차 수요와 임대료 상승세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금리가 있는 시대로의 본격 진입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일본 경제가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물가와 임금이 함께 상승하는 정상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임차료를 인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임대료 조정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 인상은 금융비용을 높이는 변수인 동시에, 우량 자산 보유자에게는 임대수익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별 성과 차이의 배경에는 실수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쿄 핵심 업무지구의 오피스는 기업의 사무실 복귀와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공실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어 있는 공간은 더 높은 임대료로 재계약되고 있으며 임대인 우위 시장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호텔 시장 역시 엔저와 관광 수요 회복이라는 이중 호재 속에서 객실단가(ADR)와 객실당 매출(RevPAR)이 동시에 상승하며 가장 빠른 수익 성장을 기록한 분야로 부상했습니다.
금리 인상이 시장에 주는 진짜 메시지는 ‘하락’이 아니라 ‘차별화’입니다. 동일한 금리 인상이라도 그 충격은 자산마다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차입 의존도가 높거나 노후화된 자산,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 빌딩은 금융비용 증가의 영향을 직접 받는 데 비해 도심 핵심 입지의 오피스는 견조한 임차 수요와 임대료 상승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거용 부동산에서도 같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심 핵심 지역의 신축 주거는 용지 부족과 건축비 상승으로 공급이 제한되는 가운데, 자산 방어와 절세를 목적으로 한 부유층 수요와 해외 자본 유입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고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자 매수 대신 임차를 선택하는 수요도 늘고 있으며, 이는 도심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는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고, 일부 교외 지역에서는 기존 주택 가격이 수년 만에 상승세를 멈추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도심 핵심 주거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교외 실수요 시장에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일본 부동산 시장은 도심에서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면 그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자금과 수요가 도심 핵심 입지와 경쟁력 있는 자산에 집중되면서 지역과 자산 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쿄 중심부의 우량 자산은 국내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견조한 가격 흐름을 유지하는 데 비해 그 밖의 시장은 상승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일본 부동산 시장은 지역과 자산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재해 위험이 크거나 관리가 부실한 노후 자산,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지방 부동산은 금리 인상과 인구 감소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해 있습니다. 같은 부동산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자산의 미래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일본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시세차익보다 임대료 증가와 NOI 개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과도한 레버리지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산가치 방어력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도쿄 중심부의 역세권 중소형빌딩처럼 부동산 자산관리 역량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자산이 금리 인상기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앞으로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금리 방향을 예측하는 게임이 아니라, 그 상승을 뛰어넘는 임대료 증가를 만들어낼 자산을 찾아내는 경쟁이 될 것입니다. 결국 금리 인상기일수록 부동산 자산관리 역량을 통해 NOI를 높일 수 있는 자산과 그렇지 못한 자산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1% 금리는 상승장의 시작이 아니라, 어떤 자산을 보유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선별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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