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 석유 정제소로부터 불길과 함께 두꺼운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 석유 정제소로부터 불길과 함께 두꺼운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2022년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무인기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 전역을 겨냥한 드론 공격 규모도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양측이 수도권과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면서 장거리 공격전이 더 거칠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와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러시아 국가 지원 메신저 앱 막스(MAX)를 통해 "0시 이후 모스크바로 접근하던 무인기 약 180대가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현지에선 모스크바를 향한 우크라이나 무인기 수가 190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최대 규모를 두 배 이상 웃돈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11일 모스크바 지역 상공에서 무인기 9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이를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모스크바 공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밤사이 우크라이나 무인기 555대를 모스크바와 아스트라한, 벨고로드, 브랸스크, 볼고그라드, 보로네시, 칼루가, 쿠르스크, 로스토프, 크림공화국 등지에서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전 최대 기록은 지난해 3월11일 러시아 전역에서 격추된 337대. 코메르산트는 지난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500대 이상이 격추됐고 이 가운데 194대가 모스크바로 접근하던 중 요격됐다고 전했다.

공격은 에너지 시설에도 집중됐다. 일부 드론은 모스크바 동남부 카포트냐 지역의 대형 정유공장을 다시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뱌닌 시장은 무인기 여러 대가 모스크바 정유공장(MNPZ)을 공격했고 피해 수습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유공장은 연간 1200만t 이상의 원유 처리 능력을 갖췄다. 모스크바 연료 시장 수요의 약 40%와 휘발유 대부분을 공급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에도 같은 시설을 장거리 드론으로 공격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민간 피해도 발생했다. 모스크바 쇼핑센터 '사도보드'는 드론 잔해 낙하로 피해를 입었다. 모스크바주 코텔니키시 쇼핑센터 '벨라야 다차'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주콥스키시 고층 아파트에도 무인기가 충돌해 주민들이 대피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 주지사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7명이 다쳤다고 했다.

항공편도 대거 차질을 빚었다. 셰레메티예보, 도모데도보, 주콥스키 등 모스크바 주변 국제공항에 비행이 제한됐다. 아에로플로트와 자회사 로시야 항공은 모스크바를 오가는 항공편 170편 이상을 취소하고 110편 이상을 지연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국 기자들과 만나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푸틴이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조용히 앉아 있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불탄다면 모스크바도 불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보복 타격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연료·에너지 시설에 집단 타격을 가했다. 키이우주 연료·윤활유 저장고와 폴타바주 정유공장이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키이우와 수미, 체르니히우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