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500만원이나 냈는데" 한숨…성수동에 무슨 일이
로컬덕, 신규 팝업 핫플 5곳 제시
성수동 대관료 폭증에 비용 부담↑
브랜드·고객 접점 맞는 지역 찾아야
성수동 대관료 폭증에 비용 부담↑
브랜드·고객 접점 맞는 지역 찾아야
팝업스토어 '성지'로 통하던 성수동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성수동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팝업 상권이지만 치솟은 대관료, 과열된 경쟁 탓에 한남동·연남동·익선동·문래동·을지로 등 대체 상권을 찾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인원 마케팅 솔루션 플랫폼 로컬덕은 18일 오픈애즈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열린 팝업스토어만 3000곳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35%가 성수동에 몰렸다는 것. 성수동이 팝업 시장의 중심지이지만 비용 부담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컬덕에 따르면 성수동 연무장길 내 50평 기준 하루 대관료는 약 1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물의 경우 하루 2500만원을 내야 하는 곳도 있다. 5년 사이 임대료가 50% 가까이 뛰었다.
이 때문에 브랜드들은 "팝업은 성수동"이란 공식을 깨는 데 주목하고 있다. 유명 상권보다 브랜드 고객이 실제로 모이는 곳을 찾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팝업스토어가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채널로 바뀌면서 입지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컬덕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브랜드의 경우 한남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남동은 지난해부터 패션 브랜드 진출이 늘어난 지역으로 소개됐다. 하고하우스 한남점, 온러닝, 알로요가, 에이글 등이 대표 사례다. 나인원한남·한남더힐 등 고소득 주거단지 소비층과 외국인 방문객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연남동은 20~30대 감성 소비층을 겨냥하는 브랜드에 적합한 상권으로 분류된다. 홍대입구역에서 가깝고 경의선숲길 유동인구를 끼고 있어서다. 성수동보다 대관료 부담이 낮은 데다 7평 규모 소형 공간부터 팝업 전용 공간까지 선택지가 넓다. 식음료 허가 공간도 많아 시음회나 시식 행사를 결합한 체험형 팝업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익선동은 브랜드 이야기를 얹기 쉬운 지역으로 지목됐다. 공간 자체가 콘텐츠인 지역으로 분류돼서다. 종로3가역 인근 한옥 골목이란 특성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제주삼다수는 익선동에서 한옥 공간과 워터 소믈리에 체험을 결합한 팝업을 열어 호응을 끌어냈다. 10~20대,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찾는 상권으로 '경험형 팝업'과 특히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문래동은 아트 협업형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지역으로 꼽혔다. 철공소·아티스트 스튜디오가 뒤섞인 문래창작촌 분위기 때문이다. 80평 규모 복합 공간부터 작은 갤러리형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고 대관료도 성수동의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니치(Niche·틈새) 브랜드나 전시 연계형 팝업에 적합한 상권으로 평가된다.
을지로는 레트로 감성을 활용하려는 브랜드에 들어맞는다. 인쇄골목·조명거리로 형성된 지역 이미지가 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선 '을지로 감성'이란 키워드가 하나의 장르처럼 소비되고 있다. 다만 대형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소규모 체험형 팝업이나 바 형태의 팝업에 더 어울리는 지역으로 분석됐다.
로컬덕 분석을 종합하면 팝업스토어의 성패는 성수동 등 '핫플' 지역 입점 여부가 아니라 브랜드·고객 간 접점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에 달렸다. 비용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질수록 상권 선택은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 성수동을 벗어난 팝업 전략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브랜드 성격에 맞는 지역을 찾으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로컬덕은 "성수 팝업 대관료가 치솟으면서 브랜드가 새 상권을 찾고 있다"며 "같은 예산이면 우리 브랜드가 더 돋보이는 상권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