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손동작으로 인종차별 의혹을 받는 숀 에반스 심판. / 사진=피파
'OK' 손동작으로 인종차별 의혹을 받는 숀 에반스 심판. / 사진=피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비디오판독(VAR) 심판의 손동작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해당 심판에게 인종차별 의도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FIFA 징계위원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전날 치러진 독일과 퀴라소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에 앞서 VAR 심판 숀 에번스가 인종차별적인 손동작을 의도적으로 취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은 경기 시작 전 심판진을 소개하는 중계 화면에서 시작됐다.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퀴라소전 킥오프를 앞두고, VAR 부스에 있던 에번스 심판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오른손으로 'OK' 표시와 비슷한 손동작을 했다.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을 만들고 나머지 손가락을 펴는 이 동작은 일반적으로 동의나 확인의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하거나 허리 아래에서 취할 경우 일부에서는 백인우월주의를 뜻하는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이 손동작은 약 10년 전 극우 성향 온라인 게시판에서 시작된 장난을 계기로 백인우월주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펼친 세 손가락은 '화이트(white)'의 W, 엄지와 검지로 만든 원은 '파워(power)'의 P를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국제 경기에서 차별 금지를 주장해온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세계적인 축구 이벤트에서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는 순간에 이런 손동작을 취한 이유는 무엇이냐"며 "의도적으로 백인 우월주의 상징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 기간 퇴출을 요구했다.

반면 호주에서는 이 동작이 허리 아래에서 손 모양을 만든 뒤 이를 본 사람을 장난스럽게 때리는 게임과 관련됐다는 설명도 나왔다. 에번스 심판 역시 인종차별적인 뜻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손동작을 하지 않았다"며 "무의식적인 동작이었고,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버 이노냥 인스타그램
사진=유튜버 이노냥 인스타그램
월드컵 현장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체코전에서는 한 멕시코 남성이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를 향해 이른바 '눈 찢기' 동작을 해 비판을 받았다.

해당 남성은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협회(CITGEJ) 회장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영상으로 한국인 공동체와 자신의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인들에게 사과하고, CITGEJ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