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 붙은 러브버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창 밖에 붙은 러브버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초여름 불청객으로 불리는 러브버그(불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러브버그를 봤다는 인증 사진과 함께 불편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각종 SNS에는 러브버그를 목격했다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러브버그 사진과 함께 "러브버그 발견, 벌써 어질어질해진다", "슬슬 러브버그 나오는 것 같은데 으악", "러브버그 시작됐다", "비상! 비상!"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립산림과학원에따르면 올해 주요 발생 기간은 이달 15~29일, 활동 최성기는 24일로 전망됐다.
2026년 6월 15~16일 SNS에 올라온 러브버그 목격담. / 사진=SNS 스레드 캡처
2026년 6월 15~16일 SNS에 올라온 러브버그 목격담. / 사진=SNS 스레드 캡처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옮기는 곤충은 아니다. 유충 단계에서는 낙엽 등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이 된 뒤에는 꽃가루 매개 역할을 하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다만 짧은 기간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다니고 창문이나 벽면, 차량 등에 붙는 습성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쾌감을 호소한다.

지난해 러브버그 떼로 몸살을 앓았던 인천 계양산에는 대규모 포집 장비가 투입됐다. 인천시와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지난 4일 산림 헬기를 활용해 해발 395m 계양산 정상부로 방제 장비를 옮겼다. 장비에는 냄새로 성충을 유인하는 포집기 100대와 높이 3m, 무게 200㎏ 규모의 고공 포집기 2대 등이 포함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당초 유인물질 포집기 30대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계양산에서 러브버그 개체 수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규모를 확대했다. 소형 포집기, 흡충기, 끈끈이 트랩 등도 추가됐고 유충 방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성충 우화 트랩도 설치됐다.

서울 자치구들도 대응에 나섰다. 은평구는 내달 19일까지 러브버그 비상방역 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현장 대응과 민원 처리에 나서는 방식이다. 백련산과 봉산 일대에는 생물학적 방제제인 BTI를 살포해 유충 단계부터 선제 방제를 진행하고, 성충 밀집 지역에는 광원 포집기와 향기 유인 트랩 150대를 설치해 운영한다.

종로구는 공원과 녹지, 산책로 등 러브버그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 150세트를 설치했다. 최근 3년간 종로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718건으로, 대부분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집중됐다. 구는 북악산과 인왕산 등 산지·녹지 인접 지역뿐 아니라 도시생활권 주변으로도 발생 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북구도 6월 초부터 6주 동안 러브버그 포집기 230개를 운영한다. 포집기는 개운산, 북악산, 천장산, 오동공원, 성북공원 등 산지형 공원에 집중 배치됐다. 보건소 방역 소독 기동반과 새마을동 자율 방역단은 민원이 들어온 지역을 중심으로 순회 방역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 인천 계양구 게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 있다./ 사진=인천일보 제공
지난해 인천 계양구 게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 있다./ 사진=인천일보 제공
인천시는 계양구, 남동구, 부평구, 서구 등 민원이 많이 발생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3개 방역반을 편성했다. 주 2회씩 3주 동안 집중 방역을 진행하고, 발생 규모에 따라 추가 방제도 검토한다. 인력 접근이 어려운 숲 인접 지역에는 드론을 활용해 물을 뿌리는 물리적 방제 방식도 병행한다.

지자체들은 대체로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기보다 포집기, 물 분사, 생물학적 방제제 등을 활용한 친환경 방식을 택하고 있다. 러브버그가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주는 곤충은 아니지만, 대량 발생 시 생활 불편이 큰 만큼 발생지 주변 개체 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각 지자체는 생활 속 대응 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러브버그가 붙었을 때는 물을 뿌려 떨어뜨린 뒤 빗자루로 제거하고, 야간에는 조명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방충망과 문틈을 점검하고, 차량에 붙은 오염물은 되도록 빨리 제거하는 것도 권고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