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오픈 동시 매진… 극장가 뒤흔든 감성 SF 애니메이션의 정체😲 [BOOK STORY]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첫 작품집 이후 <원통 안의 소녀>,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를 발표하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에 이어 2021년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국내 대표 공상과학(SF) 작가로 꼽힌다. ‘비인기 장르’이던 한국 SF는 최근 해외 문학상 후보에 대거 이름을 올렸으며,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되면서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야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수록 작품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감성 SF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지난 3일 CGV에서 개봉했기 때문이다.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활약하는 허평강 총감독의 지휘 아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위현송 캐릭터 디자이너,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음악감독이 협업했다. 목소리 연기는 김향기, 박지후, 이주영 배우가 맡았다. 원작자인 김초엽 작가와 배우 박정민 등이 게스트로 나선 릴레이 관객과의 대화(GV)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첫 장부터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소설은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로 시작한다. 데이지가 사는 마을에서는 18세가 되면 성년식을 개최한다. 성년식을 마친 순례자들은 낡고 삐걱거리는 이동선을 타고 시초지로 떠났다가 1년 후 돌아온다. 돌아오지 않는 순례자도 있지만, 대부분 이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데이지는 “환송식에서 어른들이 주는 묘한 향기가 나는 음료를 마시고 어지러워 짧게 기억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보면 이동선이 이미 떠났다”고 일기장에 적었다. 일기 덕분에 돌아오지 않는 순례자를 떠올린 데이지는 궁금증으로 견딜 수가 없다. 성년이 되기 전 시초지로 가서 순례자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지 알아볼 각오로 금서 구역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마을을 만든 릴리와 올리브에 대한 기록을 읽어본다.
유토피아는 어떤 곳일까
인간 배아 디자인을 한 해커 릴리의 실체와 아름답고 유능하고 질병이 없고 수명이 긴 신인류, 신인류로 태어나지 못한 비개조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또한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흉측한 얼룩을 남기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자들이 마을에 모여 사는 이유도 깨닫는다.데이지는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이들끼리 평온하게 사는 마을’이 과연 유토피아인지, 마을을 떠난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지 의문을 갖는다. 데이지는 ‘괴롭겠지만 많이 행복할 게 분명한 곳’으로 떠날 결심을 하고 소피에게 편지를 남긴 것이다.
작가는 유토피아에 대해 쓰려 했지만 상상이 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는 기술이라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 속에서 이 작품을 썼다. 작가는 “여전히 답은 내리지 못했지만 계속 그 답을 찾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