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틈탄 시장교란 잡는다…당정, 외환거래 단속 강화
고환율 틈탄 시장교란 행위 집중 단속
국민연금 해외 달러조달 통로 넓히기로
달걀·식품 원재료 수입 늘려 물가 방어
국민연금 해외 달러조달 통로 넓히기로
달걀·식품 원재료 수입 늘려 물가 방어
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특별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6차 회의를 열고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거시경제 상황과 민생 영향을 점검했다. 특위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회의 뒤 “당정은 환율 안정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며 “지금부터가 민생 안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당정이 환율 안정에 무게를 두는 것은 달러값 상승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고, 생활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유와 나프타, 식품 원재료 등 주요 수입 품목은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기업의 수입 비용이 늘고, 이는 가계 물가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
특위는 우선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투기적 거래와 환율 상승에 편승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조사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불법 외환거래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과 선물환 시장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간 금융회사의 해외 달러 조달 여력을 넓히는 방안도 논의했다.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 완화,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조치 연장 등이 대상이다. 안 의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힘만으로 환율 변동성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 금융기관도 자체적으로 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력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금 조달 방식도 손질한다. 해외채권 발행, 해외차입, 외환스와프 확대 등을 통해 국민연금의 달러 조달 방식을 다변화하는 방안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생활물가 안정 대책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다. 정부는 조만간 하반기 긴급 할당관세 조치를 발표하고 달걀 등 주요 농축산물과 식품 원재료 수입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급 불안 품목은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안 의원은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특위는 경제 성장 흐름이 아직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1.8%로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5월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며 14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점은 민생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특위는 중동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 집행 상황과 핵심 원자재 수급도 함께 점검했다. 5월 말 기준 추경 집행률은 70%로 당초 목표치인 66%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4조8000억원 가운데 99%가 집행됐다. 원유와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 수급에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게 특위 판단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