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부진한데 베리시는 왜 뜨나…'K이너웨어' 새로운 성공 방정식 [장서우의 하입:hype]
여름 길어지자 속옷 브랜드 '약진'
고성장 베리시 매출 1000억 목전
'감탄브라' 그리티 2000억 돌파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도 높아져
기본 기능 충실한 1세대는 '고전'
고성장 베리시 매출 1000억 목전
'감탄브라' 그리티 2000억 돌파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도 높아져
기본 기능 충실한 1세대는 '고전'
베리시·감탄브라 ‘질주’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속옷 브랜드 베리시를 운영하는 딥다이브의 작년 매출은 915억원으로, 창업 이래 5년 만에 ‘1000억 브랜드’ 입성을 목전에 뒀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41%에 이른다.이 회사의 연 매출은 베리시 출시 첫해인 2021년 1억700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79억원, 2023년 293억원, 2024년 647억원으로 급증했다. 브랜드 런칭 4년 만에 매출 규모가 약 540배 늘어난 것이다.
그리티는 올해 실적이 작년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식 온라인몰 회원 수가 2021년 8월 오픈 이후 4년여 만에 200만 명을 넘어선 데다 작년 6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이미 500만 명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봄·여름 시즌 신제품의 일일 매출은 지난달 말 기준 7억4000만원에 이르렀다.
두 브랜드의 주력 제품은 모두 노와이어(no wire), 심리스(seamless) 등 기능성 속옷이다. 기후 변화로 여름이 점점 길어지자 통기성이 좋고 편안한 소재가 패션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속옷은 살에 직접 닿는 데다 매일 입어야 하는 만큼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를 통한 지난 5월 한 달간 이너웨어 거래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8% 늘었다. 쿨링 브라탑(1128%), 쿨링 브라(1010%) 등의 판매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1세대 브랜드들 ‘뒷걸음’
이너웨어의 기능은 단순히 신체 보호, 체형 보정 등에만 머물지 않게 됐다. 여름철 복장이 가벼워지고 야외 활동이 늘면서 이너웨어를 스타일 아이템의 하나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CJ온스타일의 자체 패션 브랜드 바니스뉴욕이 ‘패션형 이너웨어’를 표방한 속옷 라인을 최근 새롭게 런칭한 것도 이런 시장 흐름을 읽어낸 데 따른 것이다. 니트 레이스, 웨이브 디테일 등 디자인적 요소로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였다.이너웨어와 아웃웨어 간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는 속옷의 기본 기능에 충실한 1세대 기업들의 부진과도 맞닿아 있다. BYC의 연 매출은 2023년 1684억원에서 2024년 1652억원, 2025년 1632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비비안의 작년 연 매출은 2224억원으로, 전년(2217억원)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해 속옷 브랜드 비너스를 운영하는 신영와코루 매출은 전년(1967억원) 대비 5.8% 쪼그라든 185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8억원에서 1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패션 시장 전체 규모는 감소세지만, 속옷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의류 시장에서 속옷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였지만, 2025년 14.1%까지 높아졌다. 내의 시장은 2024년 전년 대비 5.3% 커지며 남성·여성 정장, 캐주얼복, 스포츠복, 아동복, 신발, 가방 등 다른 카테고리보다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너웨어는 최근 들어 자기 관리에 공을 들이는 라이프스타일이 투영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가격 부담이 비교적 낮은 데다 소비의 만족도는 높은 영역인 만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