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가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확대 개편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DX) 부서의 일부 기능에 머물던 AI가 이제 최고경영진이 직접 챙기는 핵심 전략 과제로 올라섰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국내 ‘빅3’ 생명보험사는 내부적으로 AI 전담 조직을 꾸렸다. AI 조직이 단순 실무 부서를 넘어 최고경영자(CEO) 직속 기관이나 임원급 조직으로 격상됐다는 게 공통점이다.

삼성생명은 사장 직속으로 100여 명 규모의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팔훈 부사장이 센터를 총괄한다. 지난해 말 AI혁신팀·AI기획팀·AI추진팀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AI 전략 수립부터 현업 적용까지 전사 차원의 추진 체계를 갖췄다.

특히 AI혁신팀을 이끄는 김성철 상무는 올해 초까지 미국 대형 보험사인 휴매나에서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다가 삼성생명에 합류한 외부 AI 전문가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의 장남인 신중하 상무가 지난해 말부터 전사 AX(인공지능 전환)지원담당을 맡고 있다. 조직 규모는 약 100명이다. 신 상무는 현업 AI지원담당, AI테크담당, AI인프라담당, AX전략담당 등 4개 상무급 조직을 총괄한다. 오너 2세가 직접 AI 전환 조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이 AI를 중장기 경영 과제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최근 대표이사 직속 AX전략실을 신설했다. 기존 AI실, AI연구소, AI센터 인력을 합치면 60명 정도다. 한화생명은 기존에 흩어져 있던 AI 관련 기능을 대표 직속 조직과 연계해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I 활용 범위가 넓은 만큼 주요 보험사가 CEO 주도로 전사적인 적용 체계를 갖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에이전틱 AI가 상품 판매와 상담 영역에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보험금 청구와 인수 영역에서 AI 활용도가 높다”며 “에이전틱 AI가 대면 영업에까지 적용되면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