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코비치 "박찬욱 영화 '아가씨' 좋아하고 공연 끝내면 비빔밥부터 찾아요"
2016년 15세에 최연소로 세계적인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DG)의 전속 계약 아티스트가 됐던 스웨덴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사진)가 한국에 온다. 그는 지난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 공연과 2024년 리사이틀로도 한국 관객들을 만난 적 있다.

어느덧 25세가 된 로자코비치는 ‘무대 위의 사색가’란 별명이 어울리는 예술가가 됐다. 오는 11~14일 내한 공연을 앞둔 그는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음악은 노력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제가 존재하는 방식”이라며 “삶에서 던져보는 질문들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로자코비치는 오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꾸린 악단인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해마다 미국, 프랑스, 한국 등 장소를 바꿔가며 열린 음악제인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이번 협연 곡은 슈만의 바이올린 협주곡. 플레트네프는 이 협주곡을 새로 편곡했다. 로자코비치에 따르면 “아주 다른 접근”을 했다고.

“아직 충분히 조명을 받지는 못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제 열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슈만 바이올린 협주곡은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 영적인 세계가 가장 깊은 작품일 겁니다. 이 곡이 핵심적인 바이올린 협주곡 레퍼토리가 되도록 하는 걸 제 사명으로 삼고 있어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에선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연주한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피아니스트 엘렌 메르시에 등 대가들과 호흡을 맞춘다. 메르시에는 명품 그룹 LVMH 회장의 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로자코비치에겐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음악 동료다. 이 둘은 14일 아트센터인천에서 듀오 공연도 연다. “저와 엘렌(메르시에)을 이어준 건 둘 다 영적인 세계를 믿는다는 점이었어요. 엘렌은 신앙심이 있고 영혼의 호기심을 지닌 사람입니다. 저희에겐 음악 너머 깊은 신뢰와 이해를 만들어주는 우정이 있어요.”

“무대에서야말로 가장 진실하고 강렬하게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로자코비치. 그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정의했다. 그는 “음악에서 삶의 희망을 얻고,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걸 찾으려는 충동, 우리 영혼의 무한한 연결감”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로자코비치는 K컬처의 팬이다. 박찬욱 영화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사랑하고 한국식 고기구이에도 익숙하다고 했다. 공연을 끝낸 뒤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비빔밥을 먹는다고. “한국에 오는 건 언제나 큰 기쁨이에요. 한 시즌의 하이라이트 같죠. 한국 관객들의 열정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제게 힘을 주기도 합니다. 이젠 한국 친구들도 많이 생겼어요.”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