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보, 31개 시·군 릴레이 소통…소상공인 '현장 데이터' 구축
백서 발간해 입체적 현실 진단
각계 전문가 세미나·간담회
수요자 중심으로 체질 개선
시·군별 목소리 정책 묶음 마련
지방선거 이후 민선 교체기
지역 정책 공백 선제적 차단
각계 전문가 세미나·간담회
수요자 중심으로 체질 개선
시·군별 목소리 정책 묶음 마련
지방선거 이후 민선 교체기
지역 정책 공백 선제적 차단
◇ 매출 13% 줄고 빚은 18% 늘어
경기신보는 도내 소상공인 3100곳을 대상으로 한 추적 조사를 바탕으로 ‘2025 경기도 소상공인 백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이는 제조업,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점 및 주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9개 업종을 분석한 결과물로, 단순 통계집을 넘어 현장 목소리와 데이터를 결합해 소상공인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진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소상공인의 평균 매출은 3억9957만원으로 전년보다 13.1% 줄었다. 반면 운영 관련 대출은 8712만원에서 1억335만원으로 18.6% 증가했다. 경기 둔화로 수익성은 떨어진 반면 원재료비·임대료·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금융 의존도가 높아진 결과다. 대출 사유로는 거래처 대금 지급과 원재료 가격 상승 대응이 53.5%로 가장 높았다. 대출이 투자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단기 유동성 방어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으로,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장 운영 구조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78.6%가 임차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5.4%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 구조였다. 고정비 부담이 매달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대표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8.6시간에 달했고, 경영 위협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이 34.9%로 가장 높았으며 상권 변화와 쇠퇴가 각각 24.4%로 뒤를 이었다.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지역 상권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현장 체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폐업률은 7.7%였으며, 폐업 이유의 80.6%가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 때문이었다. 다만 폐업 이후에도 소상공인의 24.2%는 이미 재창업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답해 재기의 불씨가 살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응답은 98.5%에 달했는데, 경기 회복 기대(36.9%)와 대안 부재(32.6%)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희망과 생계형 버티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판매망 진입 여부에 따른 매출 격차도 주목할 대목이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7.5%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46.3%에 달한다.
반면 온라인 판매망을 이용하는 사업체의 58.4%는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디지털 기기를 일상적으로 활용한다는 응답도 37.9%에 머물러 디지털 전환 지원의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학계·산업계·금융 전문가 한자리에
행사에는 김광희 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상백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이효근 한뫼경영컨설팅 대표, 허훈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조혜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경기도 소상공인·상인 연합회 관계자와 도내 소상공인 지원 담당 공무원들도 자리를 함께해 현장 의견을 나눴다.
세미나에서는 경영 실태, 자금조달 구조, 디지털 전환, 정책 효과 등 백서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폭넓은 의견이 오갔다. 경기신보는 이를 바탕으로 기업 성장 단계별 보증 지원 강화,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자문 기능 확대, 재기 지원 및 채무 조정 연계 강화, 현장 중심 경영지원 체계 고도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사진)은 “이번 백서는 단순한 통계 자료집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와 방대한 데이터를 결합해 소상공인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진단한 보고서”라며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짚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남양주 시작으로 31개 시군 간담회
경기신보는 지난달 29일 경기동부상공회의소에서 남양주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간담회를 열며 31개 시군 릴레이 순회에 나섰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현장 애로를 직접 살피고, 지역별 정책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남양주 간담회에는 경기동부상공회의소 김상겸 사무국장, 남양주시 소상공인연합회 이윤재 회장, 덕소·금곡·퇴계원 상인회 등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경기신보는 소상공인 백서를 바탕으로 주요 정책 방향과 지원사업을 공유하고, 지역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경영 애로와 제도 개선 의견을 폭넓게 청취했다. 경기신보는 그동안 수소융합,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남양주시 전략산업 분야 기업에 특례보증을 지원하며 지역 성장 기반 확대를 뒷받침했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지역 현장의 수요를 보증 지원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시군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경기도형 정책금융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경기신보는 남양주를 시작으로 의정부·안양·평택·용인·부천 순으로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원 간담회를 앞두고 도내 31개 시·군 전역 순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 의견 정책 묶음으로 연결
경기신보는 순회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체계적으로 자료화해 경기도와 시군 정책 과제로 연결할 방침이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도지사와 시군 단체장의 정책 방향과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 정책 묶음과 실행 계획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민선 교체기에도 정책 지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시석중 이사장은 “좋은 정책은 누군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장과 정책기관이 함께 마련해 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공급자 중심 정책 설계에서 벗어나 현장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 틀을 바꾸고, 31개 시군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