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급성장하는 동안 한국 영상산업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 각국을 호령하는 와중에도 국내 방송·영상산업 매출은 3년째 쪼그라들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방송 및 영상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24조66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4조9943억원)보다 1.3% 줄어 3년 연속 감소했다. 고점을 찍은 2022년(26조1047억원)과 비교하면 1조4436억원(5.5%) 감소했다.
한국 영화산업 매출은 지난해 4조9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 성수기를 맞은 2022년(7조3692억원)보다는 32.4% 줄었다.
국내 방송·영상산업 매출이 줄어든 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넷플릭스와 국내 토종 플랫폼 사이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확대된 게 영향을 미쳤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이용자는 1516만 명이었다. 2위 플랫폼인 쿠팡플레이(853만 명), 3위 티빙(525만 명) 등 두 국산 OTT 이용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2024년 12월만 하더라도 두 개의 토종 플랫폼 점유율은 넷플릭스를 뛰어넘었다.
넷플릭스가 영상 시장을 주도하면서 국내 영상 제작 환경도 달라졌다. OTT 플랫폼이 공들여온 미국 드라마 시장은 회당 제작비가 웬만한 국내 대작 영화 한 편 수준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회당 제작비가 3000만달러(약 447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플랫폼으로 독점 공급하는 콘텐츠에 제작비를 전액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중심에 둘 수밖에 없는 국내 업체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업체와 콘텐츠 품질 경쟁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콘텐츠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해 매출을 방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