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미세먼지 마시면…아이 '가와사키병' 위험 높인다
'가와사키병'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의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닷새 이상의 고열과 양측 결막 충혈, 입술의 홍조와 균열, 손발의 홍반과 부종, 피부 발진 등을 동반하고, 치료받지 않을 경우 약 20%에서 심장 관상동맥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12일 연합뉴스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최신호에 따르면 이화의대 환경의학교실·환경건강연구센터 연구팀(하은희, 오종민)이 2015∼2021년 국내 대규모 출생 코호트(162만4230쌍) 자료를 활용해 임신 중 대기오염 노출과 소아 가와사키병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임신 기간 산모가 노출된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2) 등의 농도를 추정하고, 이후 2023년까지 아이들에게 가와사키병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추적 분석했다.
이 결과, 총 1만3126명(0.8%)의 소아에게서 가와사키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병 시점은 평균적 출생 후 약 2.04년이 지나서였다.
각 대기오염물질의 농도(총 4단계)가 1단계씩 나빠질 때마다 가와사키병 발생 위험은 미세먼지 10.4%, 이산화질소 11.7%, 이산화황 5.2% 수준으로 상승했다.
임신 기간을 초기(1∼13주), 중기(14∼27주), 후기(28주∼)로 나눴을 때 임신 후기의 대기오염 노출이 가와사키병 발생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임신 후기 노출 시 아이의 가와사키병 위험을 4.6%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계에서는 가와사키병이 유전적 소인에 특정 환경 요인이 결합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그 환경 요인 가운데 하나로 '태아기 대기오염 노출'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태아기의 면역 발달 과정에 주목한 연구팀은 "임신 중 초미세먼지가 산모의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일부 오염물질은 태반을 통과해 태아 면역계 형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폐포 깊숙이 침투한 뒤 혈관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와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데, 임신부에게서는 이런 변화가 태반 기능 이상이나 태아 면역계의 비정상적 프로그래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임신 후반기는 태아 면역체계와 혈관계가 빠르게 성숙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더 민감할 수 있다. 연구팀이 임신 후기를 '취약 노출 시기'로 지목한 이유다.
아이의 건강이 출생 이후가 아니라 엄마 뱃속 환경에서부터 이미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만큼, 임신부 스스로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