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홀린 모벤시스…"피지컬 AI 소프트웨어 공략"
창업주 양부호 회장 인터뷰
피지컬AI 승부처, 로봇 두뇌 제어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 추진
피지컬AI 승부처, 로봇 두뇌 제어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 추진
지난 4일 성남 본사에서 만난 양부호 모벤시스 회장(사진)은 “피지컬 AI용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벤시스는 세메스, 한미반도체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등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 모션 제어기 ‘WMX’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양 회장은 1996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시작한 개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1998년 미국 법인 소프트서보시스템즈를 설립했다. 2012년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와 제휴를 맺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계열사 세메스는 기존 하드웨어 제어기를 모두 걷어내고 모벤시스의 소프트웨어 제어기를 100% 적용했다. 모션 제어기는 산업 장비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장치로, 업계에서는 ‘산업 장비의 두뇌’로 불린다.
소프트웨어 제어기의 장점은 속도와 가격 경쟁력이다. 기존 하드웨어 기반 구조에서는 인식부터 행동까지 300~500㎳(밀리세컨드·1㎳=1000분의 1초) 이상의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모벤시스 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5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사람의 반응 지연이 통상 200~30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보다 빠른 동작이 가능한 셈이다. 가격도 기존 하드웨어 제어기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이다. 별도 하드웨어 제작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모벤시스 매출은 2024년 176억원에서 지난해 약 203억원으로 늘었다. 양 회장은 “장비 업체가 장비를 한 대 생산할 때마다 장비 판매량에 연동해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모벤시스가 새 성장동력으로 보는 분야는 피지컬 AI. 기존 제조 장비용 소프트웨어를 피지컬 AI용으로 확장한 ‘WMX ROS2’를 개발 중이다. 인텔과 기술 검증(PoC) 단계를 거쳐 올해 말 상용화할 계획이다. 자율이동로봇(AMR) 분야도 키우고 있다. 모벤시스는 내년 3~4월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양 회장은 “제조 장비용 제어기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AMR과 피지컬 AI용 제어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