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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AI 캐릭터로 만든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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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생성물 표시 없는 미녀들
9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국내 인스타그램에서는 선정적인 여성 이미지를 앞세운 AI 인플루언서 계정들이 구독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논란이 됐던 AI 미녀 수익화 모델이 국내에도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계정들에는 'AI 생성물' 표시가 없다.
문제는 상당수 이용자가 해당 계정이 AI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계정은 단순히 사진만 게시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일기 형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거나 "어떤 헤어 스타일이 어울리냐"고 묻는 등 감정 교류가 활발하다. 또한 사건·사고 뉴스를 공유하며 "안타깝다"고 반응하는 식으로 실제 인물처럼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해당 계정은 '스토리' 기능을 통해 구독을 유도하고 있다. 월 7500원을 내면 더 선정적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구조로 추정된다. 이미 약 100명의 구독자가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유사 계정은 유료 성인 콘텐츠 플랫폼인 온리팬스로 이용자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신체 라인이 드러나는 이른바 '동탄룩'을 콘셉트로 AI 여성 계정을 운영하며 구독자를 끌어모았던 계정이 인기를 얻다가 돌연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 한국에 상륙한 '제시카 포스터'
AI 기반 미녀 인플루언서 수익화는 해외에서는 이미 현실화한 사례다. 미국 보수층을 겨냥한 AI 여성 인플루언서 '제시카 포스터'(Jessica Foster) 계정은 약 4개월 만에 100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모았고 이후 이용자들을 온리팬스로 유입시키는 방식이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정은 실제 군 복무 이력이 없는 AI 생성 인물이었으며 메타는 이후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온리팬스 역시 정책 위반을 이유로 관련 계정을 금지했다.법조계에서는 그동안 유명인 도용이나 딥페이크 성 착취물 등을 통한 수익화 범죄를 주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기술 고도화로 범죄 유형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은 지난해 1월 공포돼 지난 1월 22일부터 시행 중이다. 법안은 생성형 AI 결과물(이미지·영상·음성 등)이 외부로 유통될 경우 'AI 생성물'이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AI 생성 콘텐츠에 대해 출처와 생성 사실 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7%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계정을 일일이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맥아피는 최근 밸런타인데이 관련 조사에서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이 가짜 프로필이나 AI 생성 봇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35%는 데이팅 앱이나 소셜 앱에서 AI 생성 또는 수정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맥아피 위협연구 책임자 아비셰크 카르닉은 "로맨스 스캠은 돈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신뢰에서 시작한다"고 경고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