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 찾았다가 '날벼락'…약점 잡혀 돈 뜯긴 불법 사금융업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 흥신소 일당과 협박용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 등 5명을 공동 공갈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한 명에게서 지난 2024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2024년 10월 불법 사금융업체에서 일하던 A(33)씨는 영업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퇴사를 통보받자 앙심을 품고 고객 정보가 담긴 USB를 빼돌렸다. 이에 업체 대표 B(34)씨는 불법 흥신소에 ‘무단 반출된 USB를 회수해 달라’고 의뢰했다. B씨는 2023년부터 해당 업체를 운영하며 4000여 명에게 480억원가량 대출을 중개하고 약 51억원을 수수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의뢰를 받은 흥신소 업자 C(31)씨 등 3명은 회수 대상이 불법 자료라는 점을 인지하고, 오히려 A씨와 결탁해 B씨를 협박하기로 했다. 이들은 USB 정보를 폐기하는 대가로 B씨에게 8000만원을 먼저 뜯어낸 뒤, 공갈을 이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허위 영상물과 타인 신상을 텔레그램에 게시하는 이른바 ‘박제방’ 운영자 D(26)씨와 공모했다. D씨는 이전부터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활용해 총 7억원의 범죄 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온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들은 A씨와 그의 배우자 사진, 개인정보 등을 텔레그램 박제방에 게시하고 이를 삭제하는 대가로 3000만원을 더 갈취했다. B씨는 자신이 의뢰한 내용과 반출 정보 자체가 불법이었던 탓에 일당의 협박에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행위로 인한 문제를 흥신소를 통해 해결하려다 오히려 추가 범죄의 표적이 된 '역(逆)협박' 사례”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등 제도권의 합법적 해결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