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맘. 사진=핫이슈지 유튜브 채널 영상 장면 캡처.
제이미 맘. 사진=핫이슈지 유튜브 채널 영상 장면 캡처.
"포르쉐 카이엔은 한국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차다."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글로벌 행사를 용인에서 연 것이었다. 이를 위해 포르쉐 독일 본사의 테크니컬 담당자가 방한했다.

포르쉐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은 글로벌에서도 많이 팔리는 모델이지만, 국내 높은 판매량 덕분에 포르쉐코리아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델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746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카이엔 판매량이 3768대로 약 47%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에서 1000대 이상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만 놓고 봤을 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판매 비중이 57.7%로 가장 높았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38.3%), BMW(30.2%), 아우디(29.6%) 등 다른 독일 브랜드 대비 확연히 높은 수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지난해 사교육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학부모를 패러디한 개그맨 이수지의 '제이미 맘'이 카이엔을 끌고 나와 대중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졌다.
카이엔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카이엔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1156마력의 폭발적인 성능...제로백 2.5초

지난 3월 국내 처음 공개된 카이엔 일렉트릭은 레이싱(포뮬러 E) 기술력을 더하는 등 내연기관만큼이나 폭발적인 성능이 특징이다.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 출력 1156마력(PS), 최대토크 153.0㎏·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2.5초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최대 875마력을 사용할 수 있고, 10초 동안 최대 176마력의 추가 출력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장착됐다. 포르쉐가 자체 개발한 모터는 터보 모델 전용으로 적용됐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핵심 중 하나는 새롭게 개발한 113kWh의 고전압 배터리다. 총 192개 셀로 이뤄진 6개의 모듈로 구성됐다. 양면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갖췄다. 터보 모델은 유럽(WLTP) 기준 최대 623㎞를 달린다. 감속 시 최대 600kW까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일상 주행 이상으로 감속이 필요할 경우에는 유압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한다. 신형 카이엔에 적용한 배터리 모듈은 포르쉐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이러한 폭발적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포르쉐가 고안한 지능형 열 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카이엔 일렉트릭에서는 각 모듈마다 두 개의 냉각판이 사용된다. 냉각 용량은 가정용 대형 냉장고 약 100대의 성능에 준한다고 한다. 강력한 냉각 성능에도 불구하고 기존 흡입 팬과 비교해 에너지 소비량이 약 15% 적다.

충전은 고출력 충전기에서 최대 390kW로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6분 정도 걸린다. 또 10분 충전으로 WLTP 기준 최대 325㎞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공기저항계수는 0.25를 달성했다. 휠베이스와 전장이 내연기관 대비 길어졌다. 전기차답게 프렁크(90L)를 새로 마련했다. 견인 능력은 3.5t이다.

실내는 플로우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유려한 곡선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커브드 디스플레이다. 조수석 디스플레이와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라는 느낌을 준다. 안전을 위해 온도 조절, 공조 등은 물리버튼을 유지했다. 전동 조절 리어 시트가 적용됐으며, 도어 트림, 센터 콘솔 암레스트 등에도 열선 처리돼 히터를 틀지 않아도 따뜻하다. 다른 모델 대비 최초로 슬라이딩 파노라믹 루프를 장착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타이칸에선 300만원짜리 옵션인데, 카이엔은 기본

국내에서의 카이엔 인기를 고려해 다양한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리어 엑슬 스티어링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회전 반경을 줄여줘서 주행 민첩성을 높이는 기술인데, 포르쉐 대형 전기 세단 타이칸에서는 300만원의 옵션 사양이다. 이 밖에 앞좌석 통풍시트도 한국 시장 특화 기능으로 장착됐다. 이 밖에 열선 윈드스크린, 14-웨이 컴포트 시트, 앞·뒷좌석 열선 시트 등이 한국 시장을 위한 사양이다.

여기에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카이엔 일렉트릭을 포함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셀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르쉐는 타이칸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셀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셀이 적용된 마칸 일렉트릭은 올해부터 삼성SDI의 배터리 셀이 들어간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OLED 디스플레이 공급사는 LG디스플레이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및 중국 미디어를 초청해 열린 '카이엔 일렉트릭 미디어 테크놀로지 워크숍' 사진=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마르코 슈메르벡 포르쉐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부문 담당은 "처음 공개됐을 때는 말이 많았지만, 오늘날 카이엔은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포르쉐를 위한 '효자'가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15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회사에 굉장히 중요한 모델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가격은 기본형이 1억4240만원부터, 터보 일렉트릭은 1억8970만원부터로 책정됐다.

용인=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