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등 원가상승 부담 커져
엔비디아와 '밀착 협업' 강화
1분기 가전·전장 매출 10조 넘겨
LG전자가 개인용 컴퓨터(PC)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메모리 반도체 등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호 LG전자 MS사업본부 경영관리 담당(전무)은 29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비중이 높은 PC 제품군은 업계 전체가 동일하게 큰 원가 상승 부담을 안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계속 폭등하면 (제품 가격의) 추가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의 대응 방안으로 그는 “주요 협력사와 부품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올초 칩플레이션(반도체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LG 그램 등 주요 PC 제품 가격을 15~20%가량 올렸다.
올해 AI와 로봇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상반기 휴머노이드 실증(PoC)을 시작한 뒤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2028년 가정용 로봇을 상용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AI 사업과 관련해서는 엔비디아와의 ‘밀착 협업’을 강조했다. 박원재 기업설명(IR) 담당 상무는 “LG의 역량과 엔비디아 AI 기술을 결합해 공동 연구와 선행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 매디슨 황 마케팅 수석이사와 만났다.
LG전자는 다른 신사업인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홍선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무국장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은 초기 단계에서도 2025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했다”며 “내년 목표인 매출 1조원을 조기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미국의 관세 정책 등에 대해서는 북미 생산기지를 활성화해 선제 대응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LG전자는 1분기 매출이 23조7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고 발표했다. 생활가전(HS)과 전자장치(VS) 사업의 합산 매출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긴 게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영업이익도 1조6737억원으로 같은 기간 32.9% 증가하며 네 분기 만에 1조원을 다시 넘겼다. 다만 냉난방공조(HVAC)에 주력하는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는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