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세계 1위 오른 홍콩…비결은 '로봇 허브'
홍콩 전자박람회 가보니
1분기 IPO 조달액 나스닥 앞질러
투자금 절반 이상 AI·테크 집중
전시장이 '로봇 축제' 현장으로
1분기 IPO 조달액 나스닥 앞질러
투자금 절반 이상 AI·테크 집중
전시장이 '로봇 축제' 현장으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홍콩무역발전국이 연 홍콩전자박람회와 이노엑스(InnoEx)의 주인공은 단연 로봇이다. ‘홍콩전자박람회’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전시장 곳곳은 로봇과 드론 등으로 가득했다. 상장 문턱을 낮춰 글로벌 테크 기업을 끌어모으는 홍콩이 금융허브를 넘어 글로벌 테크 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행사엔 27개국, 28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가 로봇 축제로 변한 배경에는 동아시아 금융허브를 유지한 홍콩의 자본력이 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해 370억달러(약 54조5000억원) 이상의 기업공개(IPO) 자금을 조달해 세계 1위에 올랐고, 올 1분기에도 133억달러를 끌어모으며 미국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를 앞질렀다. 특히 올 1분기 조달액의 55%가 AI와 기술 기업에 집중됐다. 매출이 없어도 연구개발 역량과 시장성이 입증되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유인책으로 꼽힌다. 홍콩 증시에서는 별도의 외부 평가없이 기관 투자 여부와 연구개발(R&D) 투자 비중(15% 이상)에 따라 유니콘 기업급이 상장할 수 있는 전용 창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본토 기업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며 투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선전·상하이 증시 상장 규정을 강화하자 홍콩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도 광둥성, 장쑤성, 선전시 등 17개 성과 시가 도시의 스타트업을 끌고왔다.
홍콩 정부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전략기업유치사무국(OASES)을 통해 2023년부터 글로벌 기업 1002곳을 유치했고 이 중 90%가 홍콩에 R&D 센터를 세웠다. 또 현재 3000페타플롭스(PF·1초당 1000조번 연산 처리) 규모인 컴퓨팅 역량을 2032년까지 18만PF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30억홍콩달러(약 5600억원)의 AI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쑨둥 홍콩 혁신기술산업부 장관은 박람회장에서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와 손잡고 홍콩에 ‘글로벌 첨단 제조 산업 혁신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AI와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홍콩을 세계 최정상급 혁신 기술의 허브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홍콩=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