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미국 사모신용 세가지 리스크
사모신용이란?
현지시간 3월30일 파월 의장은 사모신용(private credit)에 대해 일부 불안이 있지만 동 이슈가 은행 시스템 위기로 번질 위험이 낮다고 평가했다. 사모신용 혹은 사모대출은 비은행 기관이 비상장 기업에 자금 조달을 위해 제공하는 대출 상품을 의미한다. 최근 신임 한은 총재 후보자 인터뷰에서도 국내 은행 규모를 고려하면 사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작년 연준 보고서(Bank Lending to Private Credit: Size, Characteristics, and Financial Stability Implications, 2025년 5월)에 따르면 2024년 2Q 기준 미국 내 사모대출 규모는 1.4조달러까지 크게 성장했다. 현재는 대략 2조달러에 못 미치는 규모로 추정된다.
작년 9월 Tricolors, First Brands 등의 파산으로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시작됐다. 이후 AI 에이전트 상용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심화됐다. 사모신용 펀드 내 소프트웨어 섹터 투자 비중은 20% 내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작년말부터 주요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급증했다. 2월에는 Blue Owl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신용 불안이 확대됐다.
<그림1> 주요 상장 BDC 주가 추이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기업성장투자기구)는 사모대출 펀드의 주된 투자 수단이며 일부 BDC는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청이 늘어남에 따라 BDC와 사모대출을 취급하는 운용사들의 주가는 큰 폭 하락했다(그림1).
사모신용 시장의 3가지 리스크
사모대출 시장과 관련해 예상 가능한 주요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1) 차입 기업 중 비우량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사모대출 부도율이 급증하며 펀드런 발생 여부, 2) 은행을 비롯한 금융 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 3) 대출 만기 도래 시점에서의 차환 리스크 등이다.최근 사모대출에서 PIK(Payment-in-Kind) 구조의 활용 비율이 높아졌다. PIK는 차입기업이 현금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이자를 대출원금에 더해 이자 지급을 유예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AI 확산에 따른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력 약화, 금리 상승 환경은 사모대출 시장 내 재무 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2> 금리 인상기를 지나며 Bad PIK 비율 상승
일부 비우량 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지만, 2023년 SVB 사태와 같이 사모 대출 시장에서 대규모의 펀드런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우선 사모대출 시장의 주된 투자자는 연기금, 보험사, 국부펀드 등이다(그림3). 이들은 은행 예금과 같이 단기 유동성 수요에 기반한 자금 운용 보다는 대체로 장기 투자 관점에서 운용 계획을 세운다.
또 사모대출 펀드는 기초자산의 낮은 유동성을 반영해 환매 구조가 제한적으로 짜여 있다. 일반적으로 사모대출은 대출 기간 중 자금 회수가 제한되며, 일부 개방형의 구조에도 분기 단위 환매 및 사전 통보 등의 제약이 존재한다. 장기 투자 성격의 투자자들이 주로 사모대출 상품에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연쇄적인 대규모 펀드런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그림3> 사모신용 시장의 주요 투자자 구성
두 번째로는 단일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가 연쇄적인 신용 위험 및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연준 보고서(2025년 5월)에 따르면 2024년 4Q 기준 은행의 사모대출 관련 익스포저는 비교적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BDC 및 사모대출 펀드의 연체율은 매우 낮고, 평균 신용등급도 BBB 수준으로 투자등급 범위 내에 위치한다<표1 참고>.
마지막으로 사모대출 시장의 리파이낸싱 위험에 대한 판단이다. 사모대출 시장의 만기는 2026년~2028년에 상당 부분의 대출 만기가 집중된다. 대규모 차환 수요가 특정 시점에 집중되면 일부 레버리지 수준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차환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림4> 사모신용 만기 집중 구간
현재 미국 회사채 중 테크 업종의 투자등급 스프레드는 작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일부 테크 업체들의 재무 부담, 소프트웨어 업종 차환 리스크 등에 테크 업종의 상대적인 언더퍼폼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SVB 사태 당시와 비슷하게 개별 기업 및 업종 단계에서 신용 위험이 통제된다면 신용 스프레드도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림5> IG 테크업종 스프레드는 트럼프 관세 위협 당시와 비슷한 레벨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연준 금리 인상 우려가 높아졌다. 이는 채권 금리 상승과 함께 신용 스프레드 확대를 초래했다. 그러나 미국도 노동시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국면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종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등급 신용 스프레드는 점차 안정될 전망이다.
인플레 우려에 연준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겠지만 연준 RMP 정책 등이 뒷받침되고 있어 미국 금융시장 유동성 여건은 대체로 양호하다. 연준이 단기채 매입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나서고 있으며, 시중은행들의 대출 증가율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유가 부담이 낮아질 경우 금리 인하 기대도 중기적으로 점차 회복될 수 있다. 만기 도래 시점에 리파이낸싱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사모대출 시장 투자자 기반이 장기 자금 중심이며, 펀드 구조상 환매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사모대출 환매 급증이 연쇄적인 펀드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사모대출 시장의 리스크는 일부 비우량 차입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그림6> 미 시중은행 대출 증가율 오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