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시장 다 잡아먹나"…소프트웨어 업계, 파랗게 질렸다
앤스로픽이 선보인 기업용 AI
'클로드코워크'에 법무 기능 넣자
특정분야 SW 대체 우려 확산
간판기업 주가 줄줄이 폭락
테크 이외 종목으로 자금 이동
젠슨 황 "비논리적 우려일 뿐"
'클로드코워크'에 법무 기능 넣자
특정분야 SW 대체 우려 확산
간판기업 주가 줄줄이 폭락
테크 이외 종목으로 자금 이동
젠슨 황 "비논리적 우려일 뿐"
◇주요 SW업체 주가 급락
이 같은 하락세는 앤스로픽이 지난달 기업용 AI 서비스 ‘클로드코워크’를 출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서비스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무직 근로자도 AI와의 대화를 통해 기업 업무를 자동화해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다. 지난 3일 앤스로픽이 복잡한 계약서 검토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법무 분야에도 해당 AI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범용 AI가 특정 작업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년간 이어진 IT 업종의 주가 랠리로 기업 가치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투자자가 작은 악재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상황은 경제 전반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라며 “시장을 장악한 소프트웨어 기업도 얼마든지 AI 분야의 파괴적 혁신가들에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의 부진이 AI 산업 전반의 위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크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전략가는 “소프트웨어 기업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핵심 고객”이라며 “이들의 사업 모델이 흔들리면 인프라를 공급하는 하이퍼스케일러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 라인드 그래닛셰어즈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단계”라며 “AI의 효과적인 활용 사례가 늘어날수록 파괴적 혁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대체, 과도한 우려”
시장 우려 속에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AI 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전통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이치방크 집계에 따르면 최근 수주 사이 테크 분야를 제외한 종목에 투자하는 미국 펀드로 620억달러(약 90조원)가 흘러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해당 펀드들의 연간 자금 유입액(500억달러)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앤드류 랩스쏜 소시에테제네랄 퀀트전략가는 “이른바 ‘AI 면역’ 섹터로 대대적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다”며 “전력·가스, 식품, 광업, 건설, 이동통신 등의 종목이 이런 섹터의 대표 업종들”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블레이직 누버거버먼 최고투자책임자(CIO)도“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떠나 필수소비재 등의 섹터로 이동하고 있다”며 “결국 투자자가 자금을 ‘파킹’할 수 있는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프트웨어 업종 주가 급락이 과도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소프트웨어가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비논리적인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황 CEO는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기존 도구의 역할이 쇠퇴하고, AI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증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 급락을 두고 “미시적 히스테리(micro-hysteria)”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일 “기업의 AI 도입 현황을 보면 우리는 (AI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에느 아직 근접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