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포착한 낯선 이의 뒷모습…90여 개 이야기 담아낸 김겨울
첫 사진책 <모르는 채로 두기> 펴낸 김겨울 작가
15년간 거리 사람들 연출 없이 촬영
90여장 사진·15편 글로 엮어서 내놔
카메라 렌즈 통해 타인 독해하는 일
세상을 다르게 보려 노력하게 만들어
열 권 넘는 책 펴내며 북튜버로 활동
책은 도파민 창고…절대 질리지 않아
15년간 거리 사람들 연출 없이 촬영
90여장 사진·15편 글로 엮어서 내놔
카메라 렌즈 통해 타인 독해하는 일
세상을 다르게 보려 노력하게 만들어
열 권 넘는 책 펴내며 북튜버로 활동
책은 도파민 창고…절대 질리지 않아
“김겨울의 사진기는 발이 가볍다”
첫 사진책을 펴낸 직후 만난 김 작가는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있던 문장이 꼭 맞는 자리를 찾아 기쁘다”며 웃었다. 이 책에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찍은 사진 90여 장과 15편의 글이 실렸다. 사진은 순간을 영원으로, 영원을 순간으로 기록하는 일이다. 순간과 영원을 넘나드는 짧은 글은 마치 운문처럼 큰 보폭으로 함축된 사유를 담았다. 김 작가는 “이번 책을 쓰면서 제가 그동안 가장 꿈꿔온 글쓰기를 자유롭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다”고 말했다.
낯선 뒷모습에서 이야기를 찾아내는 일
스트리트 포토 중에서도 캔디드 포토(candid photo). 피사체에 촬영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연출 없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이다.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 카메라로 담으려던 정경이 훼손된다. 피사체가 될 계획이 없던 누군가의 시공간을 침범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으면 일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세상을 다르게 보려 노력하게 되죠.”
“책은 나에게 도파민 창고”
이 사진책의 렌즈는 ‘타인을 독해하는 일’을 향해 있다. 그건 김 작가가 그간 책을 읽고 유튜브로 소개하거나 서평과 시를 써온 일과 닮아 있다. 그는 책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사진은 변형된 빛의 사각형이 세계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서 탄생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 사진은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모순을 유지하는 일이다.”김 작가는 올해로 10년 차 북튜버(책+유튜버)다. 오랜 시간 책 읽는 일을 업으로 삼는 데 질리진 않을까. 김 작가는 “책은 ‘도파민 창고’라서 질리지 않는다”며 웃었다.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쾌락의 한계치는 사실 뻔하거든요. 특히 영상은 많은 자본이 들어가다 보니 예상되는 자극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재미가 있죠. 그런데 책은 그렇지 않거든요. 도파민의 천장이 의외로 높은 매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제가 많은 도전을 한다고 오해하는데, 북튜버도 어쩌다 보니 개척자가 된 거지 처음부터 대단한 각오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해보고 재밌으면 계속하고 아니면 말고’ 하고 가볍게 시도하는 편이에요(웃음).”
그는 책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사진을 늘 두려워해 왔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면 찍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글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피아노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이 경이의 짝이기 때문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