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랠리…클라우드만 내렸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그래서 인지 경기민감주, 가치주로의 순환매가 거셌습니다. 여전히 월가가 경기 회복을 믿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회복세가 이어지는 한 강세장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요. 다음 주 1월 고용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1. 놀라운 투자 발표…승자는 누구냐
아마존의 4분기 실적은 좋았습니다. 분기 매출은 14% 증가했고요. 아마존웹서비스의 매출 성장은 3년 내 가장 높은 24%에 달했습니다. 순이익은 212억 달러로 월가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문제는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자본지출 계획이었습니다. 2026년 자본지출 전망치를 200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1466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죠. 2025년보다 무려 60% 폭증한 것이고요. 앤디 제시 CEO는 "AI, 반도체, 로봇, 저궤도 위성 등 기존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획기적 사업 기회를 고려할 때, 투자 자본에 대한 높은 장기적 수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가를 300→280달러 내렸는데요. 4분기 실적의 핵심을 4가지로 정리했습니다.
⑴ 2026회계연도 자본지출 가이던스가 약 2000억 달러에 달하고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기존 기대치를 밑돌았다. 클라우드와 전자상거래 전반에 걸쳐 본격적 투자 사이클에 들어간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⑵ AWS는 성장률이 재가속됐으며, AI와 및 비 AI 업무 모두에서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⑶ 전자상거래와 광고 전반의 수요 흐름은 이전 분기 대비 일관된 복합 성장세를 이어갔다.
⑷ AWS 영업이익률은 35%로, 우리 추정을 웃돌았다. 감가상각비 증가라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매출 증가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에 대해 관용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향후 1년간 대규모 자본지출이 AWS 매출 증가율 및 수주 잔액 증가 속도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지속적 검증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물류 효율 개선에 따른 전자상거래 마진 상승, 고마진 광고 사업 성장, 생성 AI 업무 확대에 따른 AWS 구조적 성장 기회 측면에서 장기적 아웃퍼폼이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요. DA 데이비슨입니다. DA 데이비슨은 아마존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AWS 매출 증가율보다 자본지출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은 투자가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과도한 확장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DA데이비슨의 지적대로 아마존만 투자를 대폭 늘린 게 아닙니다. 이는 알파벳이 2026년 투자액을 1750억~1850억 달러로 제시한 지 하루만에 나온 소식입니다. 메타는 최대 135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6월 말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1,0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NBC 인터뷰에서 AI 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은 정당하고 적절하며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활용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앤트로픽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오픈 AI도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만약 그들이 두 배의 컴퓨팅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매출은 네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모릅니다. 모펫네이던슨의 마이클 모튼 애널리스트는 "이제 투자자들은 아마존이라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다음 세대의 AI 산업 혁명을 뒷받침하는 막대한 자금을 대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돈을 퍼붓는 기업 모두가 승자가 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22V리서치의 데니스 드부셰어 설립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는 고질라와 킹콩이 싸우는 것과 같다. 마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사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수익 변동성이 훨씬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2년 전만 해도 이런 문제는 없었다. 그저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AI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글이 오픈AI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누군가 엔비디아의 마진에 도전할까?' 등 2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질문을 사람들이 던지고 있다. 메가캡 기업들 사이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다른 분야로의 순환매를 정당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AI 혁신의 리더십이 이들이 아닌 중국으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중국 탐문 보고서에서 "중국이 제한된 컴퓨팅 자원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 미국과의 격차를 상당 부분 좁혔다. 중국 내 연구소 간의 오픈소스 협력이 혁신과 모델 반복 개발을 가속했다. 미국 연구소들이 2026년 차세대 모델 개발에서 선두를 지킬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바짝 뒤쫓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 거센 반등…반도체 날랐다
6일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름세는 가팔라졌습니다.
이번 주 10% 하락한 반도체 업종에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올해 빅테크들의 6000억 달러 자본지출이 이뤄지면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입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MD 등이 7~8%씩 뛰었고 오라클과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도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미즈호 트레이딩데스크는 "시장이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출이 2026년뿐만 아니라 2027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련 공급은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 공급 제약이 메모리 및 스토리지, 네트워킹 및 하드웨어와 같은 분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반등했습니다. 대표적 소프트웨어 ETF인 IGV는 3.27% 뛰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있습니다. SAP는 2.98%, 세일즈포스는 0.74%, 스노우플레이크 7.48% 등 회복한 주식이 많았지만, 서비스나우 -1.87%, 어도비 -0.38% 등은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루 밀러 글로벌 주식 맞춤형 바스켓 헤드는 "소프트웨어 주식이 과매도 영역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북 데이터(헤지펀드와의 거래)에 따르면 올해 초 헤지펀드들의 미국 주식 투자 비중 중 7%를 차지했던 소프트웨어 주식은 현재 3%까지 떨어졌습니다.
세일즈포스의 전 공동 CEO이며, 현재 오픈AI 회장인 브렛 테일러는 "앤트로픽의 클로드나 오픈AI의 코덱스 같은 도구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쉬워졌고, 기존 제품에 도전할 새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위험이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픈아이의 샘 올트먼 CEO는 "서비스(SaaS) 주식 매도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WSJ은 비트코인이 최근 달러 가치 하락 등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통화가치 절하 거래)에서 효용가치를 입증하지 못한 게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달러 가치 하락을 헤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져 왔는데, 그런 생각이 무너졌다는 겁니다. 모두가 금으로 달려갔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니라는 생각이 굳어졌다는 것이죠. 삭소뱅크는 "암호화폐는 주식 시장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며, 헤지 수단이라기보다는 시장 위험의 연장선에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매파'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해왔는데요. Fed가 자산 규모를 축소하면 시장의 유동성이 제한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투기적 자산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노바디우스자산관리의 네이트 게라치 대표는 "암호화폐에 우호적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서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마법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런 걸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뼈아픈 교훈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3. 강력한 순환매…블루칩 랠리
사실 오늘 시장을 주도한 것은 경기민감주, 가치주였습니다.
캐터필러는 7.06% 뛰었고요. GE에어로스페이스는 4.78%, 월마트 3.34%, 보잉 2.57%, 델타항공 7.98%, 유나이티드항공 9.26%. 골드만삭스 4.31%, JP모건 3.95% 올랐습니다. 힐튼, 메리어트, 델타항공, 태피스트리, 코카콜라, 엑손모빌, 발레로, 하트퍼드, M&T은행, PNC, 트래블러스, 카디널헬스, 존슨앤존슨, 디어, 페덱스, 허니웰, 노스럽그루먼 등은 오늘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모두가 이른바 '블루칩'입니다.
소형주 역시 강세를 보였으며, 러셀 2000 지수도 3.6% 상승했습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순환매가 새로운 모멘텀 트레이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다각화는 지속 가능성이 있으며, 근본적인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라고 했습니다. 순환매가 나타나는 근본적 토대는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입니다.
야데니리서치는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 6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대규모 자본지출은 경제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다음 주 11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고용과 13일 공개될 1월 CPI가 중요합니다. 월가는 신규고용이 대략 7만~8만 개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12월 5만 개보다 개선되는 겁니다. 실업률은 4.4%로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서에서 "최근 몇 달 동안 고용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실업률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과연 그런 평가가 옳은 것으로 드러날까요?
CPI는 여전히 3% 부근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관세의 지연된 영향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고착될 가능성이 지적됩니다. 수입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에너지 비용 하락과 주택 임대료 상승세 둔화가 어느 정도 상쇄할 것입니다. 월가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12월 2.6%보다 둔화하는 것입니다.
금리와 관련해 일요일 일본 총선을 지켜봐야 합니다. 찰스슈왑은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일본 국채 수익률을 상승시키고, 미국 국채 수익률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5. 덜 떨어진 아마존
주요 지수는 지속해서 상승세를 탔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97%, 나스닥은 2.18% 올랐습니다. 다우는 2.47%, 러셀은 3.60%로 더 높게 상승했고요.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전략가는 "상당히 불안정한 한 주였다. 하지만 S&P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움직임이 결코 재앙적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의 근본적 회복력은 살아있고, 이익 성장세는 강세를 보인다. 재정 환경은 계속 완화적이고,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구조적 약세 전망을 뒷받침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6. 다음주 어닝시즌 주목
다음 주 4분기 어닝시즌이 이어집니다. 핵심 경기민감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10일 코카콜라 CVS 아스트라제네카 스포티파이 포드 11일 맥도널드 쇼피파이 휴매나 시스코 앱러빈 12일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버텍스 브룩필드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13일 모더나 등입니다.
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에버코어ISI는 오늘 기관투자자 500여명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⑴ IGV(소프트웨어 ETF)는 매수인가 매도인가?
=응답자의 76%가 현재 수준에서 매수라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66%가 매수라고 했습니다. 주택 시장 회복은 미 경제 개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73%가 추가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매우 강한 낙관론이 이어졌습니다.
=IT가 다시 한번 최다 선택을 받았습니다. 산업재·금융·헬스케어·에너지 역시 상당한 비중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부동산이 또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필수소비재·에너지·임의소비재가 뒤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