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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충격' 일단 안정…'실버게돈'은 지속?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탄탄한 제조업 데이터가 나오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높아지면서 뉴욕 증시는 2월 첫날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투매 사태를 겪은 금과 은은 오늘도 회복하지 못하고 보합 선에 머물렀습니다. 월가에서는 투기적 레버리지 축소로 인해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1. 비둘기든 매든 내린다
워시 전 Fed 이사가 새 의장으로 지명되자 지난 금요일부터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주가는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 채권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특히 최근 급등세로 변동성이 커진 은과 금 가격은 폭락세를 연출했습니다.
월가는 워시가 올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봅니다.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첫 인하 시점은 워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하는 6월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1%대까지 금리를 내릴지는 불투명합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워시는 처음에는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이겠지만, 1, 2년 이상 그런 기조를 지속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비공개 만찬에서 "워시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라고 농담조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자산 축소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연방정부가 막대한 재정 적자를 내면서 국채를 계속 찍어내는 상황에서 Fed가 유동성 공급을 줄이면 장기 금리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Fed는 금융 시장 불안을 이유로 작년 말부터 다시 자산 매입으로 방향을 바꿨죠.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시장의 부정적 반응은 그가 과거에 대차대조표 활용에 대해 비판했던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충분한 은행 지급준비금 체계'가 이미 10년 이상 제도적 틀 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도 "'충분한 준비금 체계'가 금융 시스템 속에 얼마나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지를 고려할 때 워시 지명자 아래의 Fed에서도 실질적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MBC닛코는 "Fed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원한다고 해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 준비금 공급이 시장 수요를 밑돌 경우, 국채 레버리지 비용 상승과 단기금리 불안을 초래해 금융 여건을 의도치 않게 긴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Fed 의장이라 하더라도 FOMC 내에서 단 한 표의 투표권만을 가지는 상황에서 동료 위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6월 의장 교체 이후 Fed 정책이 눈에 띄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쨌든 통상 Fed의 새로운 의장이 나타나면 이렇게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워시가 취임하면서 2026년은 2025년과 매우 유사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즉 상반기에 시장이 20%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작년 4월 '해방의 날' 때 목격했던 것과 비슷할 수 있으며, 이후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시장은 Fed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그 지도부를 '시험'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과정은 종종 상당한 조정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금에 대해 여전히 확고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구조적이며 지속적 분산 투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금값이 2026년 말까지 온스당 6300달러까지 오르리라 전망했습니다.
UBS는 "금은 현재 상승장의 중후반 단계에 있으며, 지속적 상승 궤도에서 새로운 고점을 경신하는 단계로 접어들되, 5~8% 하락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금 상승장 종료를 예고하는 요인들, 즉 지속해서 높은 실질 금리, 구조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달러, 개선된 지정학적 환경, Fed 등 중앙은행에 대한 완전한 신뢰도 회복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거시경제 분석가는 "지난 금요일 금 가격 하락이 특히 주목할 만한 이유는 그 거래량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시장이 그렇게 움직일 때, 제정신인 투자자라면 다음 상승세를 기대하며 오랫동안 포지션을 유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은에 대해선 조심하라는 권고가 많습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가는 "은의 역사적 랠리는 역사적 폭락으로 바뀌었고, 트레이더들은 극도로 과밀하고 일방적이던 거래를 청산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차, 3차 매도세가 발생할 위험이 여전히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카오는 가격 충격이 수요를 어떻게 급감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는데요. 카카오는 2024년 말 t당 1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이후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초콜릿 업체들이 제품의 함량을 낮추면서 최근 t당 약 4000달러로 떨어졌습니다. 한센 전략가는 "카카오는 수요 약화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이는 가격 하락 압력을 더욱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 젠슨 “그건 결코 약속이 아니었다”
장 초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은 주말 사이 엔비디아, 오라클 관련 소식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금요일 밤 엔비디아가 지난 9월 발표한 오픈AI에 대한 투자 계획(최대 1000억 달러)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SJ은 젠슨 황 CEO가 오픈AI의 사업 방식에 규율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으며, 구글·앤트로픽 등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2.89%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오픈AI가 흔들리면 엔비디아 AI 칩 수요에도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구글은 엔비디아 AI 칩도 쓰지만, 자체 칩인 TPU를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3. 제조업까지 살아닌다…시장 뒷받침하는 성장
오전 10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 뒤 시장은 확연한 오름세로 전환했습니다.
S&P글로벌의 1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잠정치(51.9)보다 높은 52.4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확장 국면을 유지했고, 12월 51.8보다 높은 것입니다.
시티그룹이 집계하는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Citi Eco Surprise Index)는 2024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고요.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는 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4.2%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 상원은 국토안보부 예산을 제외한 예산안 패키지를 통과시켰지만, 하원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셧다운이 지난 31일 자정부터 시작됐는데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최소 화요일(2월 3일)까지는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측 시장인 칼시에서는 목요일까지 예산이 복구될 확률을 76%로 봅니다. 폴리마켓은 수요일에 종료될 가능성을 98%로 예측합니다.
4. 기업 실적도 강세
경제 성장세와 함께, 기업 이익이 올해 두 자릿수 증가하리란 전망은 미 증시를 떠받치는 펀더멘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33%가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75%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5년 평균인 78%와 10년 평균인 76%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익은 예상보다 9.1% 많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인 7.7%와 10년 평균인 7.0%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기업들이 제시하는 2026년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S&P500 기업 중 2026년 EPS 전망치를 발표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월가 예상치보다 많았습니다. 골드만은 "이는 과거 평균인 40%를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출: 14억700만 달러 (예상 13억2000만 달러) 전년 대비 +70%
▶조정 EPS: 0.25달러 (예상 0.23달러)
매출, EPS 모두 예상을 넘었고요. 최근 성장 동력인 미국 상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전 분기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5억3200만~15억3600만 달러로 월가 예상 13억3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요. 회사 측은 "총 계약액은 42억6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알파벳=AI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다. 제미나이가 소비자 AI 시장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광고 시장에서도 견고하다. 변수는 지난주 메타가 세워놓은 높은 기준. 그리고 주가가 2025년 65%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오른 점일 수 있다.
▶아마존=앤트로픽의 호실적 덕분에 클라우드 파트너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강력한 실적이 예상된다. 앤트로픽의 매출은 2025년 90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2026년 세 배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다만 관세로 인한 가격 압박과 선구매 재고 소진으로 인해 향후 마진에 대한 우려가 있다. 현재 25배의 주가수익비율(PE)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4. 이란 긴장 완화+인도 무역 합의
이란 관련 긴장도 완화했습니다. 미국이 이란 근해에 항공모함 전단 등 대규모 공격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 언론은 오는 6일 양국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핵 합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WSJ도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70% 급락한 배럴당 62.1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은 인도에 상호 관세 25%와 러시아 석유 구매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를 더해 50%를 부과해 왔는데요. 상호 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러시아 관련 관세 25%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즉 인도 관세가 기존 50%에서 18%로 낮아지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러시아 석유 수입을 중단하고, 베네수엘라산 석유 구매 계약을 맺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 엇갈린 빅테크
주가는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54%, 나스닥은 0.56% 올랐고요. 다우는 1.05% 상승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나쁘게 나왔습니다. 1월 유럽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노르웨이에서 88%, 프랑스에서 42%, 네덜란드에서 거의 67% 감소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xAI와 합병했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웨이모가 1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약 160억 달러의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1100억 달러는 지난 2024년 말 기준 기업 가치였던 450억 달러보다 144% 오른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