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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천당' MS '지옥'…결정적 차이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AI, Show me the money!
29일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한 뒤 금세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8% 내림세로 출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12%까지 계속 미끄러진 탓입니다. 10% 상승하며 거래를 시작한 메타의 주가도 오름폭이 7%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테슬라도 금세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① AI 투자 지출 및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분기에 375억 달러를 자본 지출에 썼는데, 전년 동기에 비해 65% 증가한 것이었습니다. 메타의 4분기 자본 지출도 40% 증가했고요. 올해 1150억~13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72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입니다. 이들은 모두 "여전히 컴퓨팅 용량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잔여계약액(RPO)이 110% 증가한 62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약 45%는 오픈AI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IT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오픈AI의 자금 조달에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최대 6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프트뱅크도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죠. 목표액 1000억 달러에 거의 근접한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 홀로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사실 매출, 이익 등에서 모두 월가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주가 움직임이 상반된 것은 중요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분기 66% 늘어난 돈을 썼는데 애저 클라우드 매출이 전 분기(40%)보다 낮은 39% 성장하면서 약간의 마진 압박이 나타났다는 것이고요. 이번 분기 애저 매출 증가율은 37~38%로 낮아질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또 부족한 컴퓨팅 용량을 코파일럿으로 돌려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사티야 나델라 CEO는 코파일럿 구독이 1500만 개에 달한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이크로소프트365 서비스 구독 4억5000만 개의 3%에 그칩니다.
하지만 메타는 40% 증가한 돈을 썼는데 매출 증가율이 가팔라지고 마진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535억~56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요. 매출이 33% 증가한다는 얘기인데요. 이전 분기 24%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입니다. 33%가 달성된다면 2021년 9월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딥워터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파트너는 "지난 5년간 매출 기반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상태에서 매출 성장세가 가속한다면 대수의 법칙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놀랐습니다. 메타의 이런 성장은 AI 덕분입니다. 메타는 AI 투자가 사용자의 광고 참여를 촉진하고 수익화에 기여해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릴스(Reels)의 미국 내 시청 시간이 30% 이상 증가했고, 페이스북 피드 및 동영상 게시물 조회수가 7% 증가했고, 스레드 이용 시간은 20% 늘었다는 겁니다.
웨드부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주가를 625달러에서 575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 '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했습니다.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월가는 자본 지출 감소와 AI 수익화 가속화를 기대했지만, 초기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③ 소프트웨어 주식은 시장에서 버림받고 있다
SaaS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주식은 작년 하반기부터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먹어 치울 것이란 우려를 받아왔는데요.
어제 실적을 발표한 서비스나우는 이런 걱정을 지워버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분기 매출이 20.5% 증가하고, 순이익도 늘어 컨센서스를 상회했고요. 2026년 구독 매출도 컨센서스를 넘어 2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나 마스탄투오노 CFO는 "이런 실적은 우리 사업의 강점이 변함없이 견고하며, 우리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진정으로 독보적인 기업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10% 이상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세일즈포스, 어도비 등 소프트웨어 주식들도 동반 폭락했고요.
독일 SAP는 3% 증가한 4분기 매출과 16% 증가한 주당순이익(EPS)을 내놓았는데요. 기대에 못 미쳤고요. 특히 클라우드 수주잔액이 16% 증가한 211억 유로를 기록했는데요. 환율 변동을 제외하면 25% 증가한 것입니다. 이는 시장에 제시했던 목표 26%보다 낮았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파괴한다는 우려가 증폭됐고, 주가는 독일 증시에서 16% 급락했습니다. 시총 1위 자리를 지멘스에 내줬습니다.
사실 이번 4분기 어닝시즌 들어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모든 소프트웨어 주식의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2. 유가 폭등…이란 공격 초읽기?
아침부터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얘기가 무성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과의 예비 회담 후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옵션을 포함해 잠재적 군사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공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BBC는 F-1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 군사 자산들이 추가로 속속 중동에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에서도 반격을 준비한다는 보도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란 외무부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제시한 합의와 전쟁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대가가 더 적은 전쟁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부통령은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49% 급등한 배럴당 65.42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작년 9월 말 이후 최고 기록이고요. 연초보다 약 15% 오른 수준입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가격이 온스당 8000~85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중앙은행들의 지속적 수요에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3%에서 4.6%로 늘린 효과입니다.
골드카운슬에 따르면 2025년 금 수요는 사상 처음 5000톤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금 광산에서의 생산량은 3672톤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중 중앙은행의 매입량은 2024년 1092톤에서 863톤으로 감소했지만, 금 ETF 보유량은 -2.9톤에서 801톤으로 급증해 역대 두 번째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금괴와 금화 구매량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요.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가는 "금과 은 급등세가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평균 실제 변동폭(ATR)이 현재 은은 약 8.5달러, 금은 166달러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높은 변동성이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가격 변동폭이 커질수록 유동성은 감소한다. 은행과 시장 조성자들은 위험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들이 거래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약해지면 유동성은 악화되고 변동성은 극에 달하게 된다. FOMO(홀로 뒤처질까 두려워 매수에 뛰어드는 것) 심리가 가격을 펀더멘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그 전환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위험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마크 미네르비니는 "이 수준에서는 은(SLV)이 더 빠르게 상승할수록 더 큰 변동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승 속도는 지속 불가능하다. 이런 광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적어도 중기 고점을 며칠 안에 찍을 것이며, 확실히 변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 이어진 달러 약세
달러는 내림세가 이어졌습니다. 오후 4시께 ICE 달러 인덱스는 0.23% 내린 96.22에 거래됐습니다. 4년 만에 최저치 부근에 머물렀습니다.
사실 달러를 지지할 요인이 세 가지 있었는데요.
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국은 강달러 정책을 갖고 있다고 했고, 엔화 개입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향후 개입에 대해선 "노 코멘트"했지만요.
⑵ 다소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었습니다. FOMC는 성명서에서 "최근 몇 달간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라는 문구를 삭제했고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도 적어도 3, 4월까지는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했습니다.
⑶ 이란 공격은 안전자산(달러) 선호 심리를 높입니다. 오늘 이란 공격설이 나온 뒤 한때 달러는 상승세로 전환했었데요.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시니어펠로우는 "베센트 장관은 강달러 정책을 재확인했고 Fed는 미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달러가 상승하고 금값이 하락했어야 했다. 하지만 반대 현상이 나타났고 달러 약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4. 여전히 좋은 경제 데이터
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괜찮습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0만 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는 182만7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3만8000건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2024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11월 공장주문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1.3%)뿐 아니라 예상치(+1.6%)도 상회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운송 부문을 제외하면 0.2% 증가했습니다.
3분기 노동생산성 추정치(최종)는 4.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7년물 국채 경매에서는 발행 금리가 4.018%로 발행 당시 시장금리(WI)인 4.014%보다 0.4bp 낮게 형성됐습니다.
5. 주가 하락…애플 시간외 소폭 상승
결국 S&P500 지수는 0.13% 내렸고요. 나스닥은 0.72%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다우는 0.11%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MS, 소프트웨어 주식 외에는 크게 내린 종목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업종별로는 메타가 포함된 커뮤니케이션서비스가 2.93% 뛰었고요. 부동산(1.42%) 금융(1.11%) 등이 오랜만에 살아났습니다. 11개 중 7개가 올랐습니다. 반면 MS가 포함된 IT 업종이 1.86% 급락했고요. 재량소비재(-0.64%) 헬스케어(-0.27%) 필수소비재(-0.03%) 등 4개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주당순이익(EPS): 2.84달러 (예상 2.67달러)
▶매출: 1437억6000만 달러 (예상 1384억8000만 달러)
-아이폰 : 852억7000만 달러 (예상 786억5000만 달러)
-서비스 : 300억1000만 달러 (예상 300억7000만 달러)
▶매출총이익률: 48.2% (예상 47.5%)
아이폰 17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23% 급증했습니다. 중화권 시장에서 특히 호실적을 거두었습니다. 중화권 매출은 분기 동안 38% 증가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에 대한 분기별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맥, 웨어러블, 홈/액세서리 매출은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서비스 매출은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예상보다 약 1억 달러 부족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마진이 (현재로서는)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애플은 4분기에 매우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팀 쿡 CEO는 메모리 가격 상승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지 질문에 “추측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습니다. 쿡 CEO는 메모리 문제가 지난 분기 마진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이번 분기에는 "다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분기 매출은 13~16%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