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시대, 인하 더 없다?…엇갈린 빅테크 반응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시게이트 "2028년 생산량 판매 논의"
28일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8%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2분 뒤인 9시 32분 S&P500 지수는 7000을 돌파했습니다.
오늘부터 빅테크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데요. 이를 앞두고 어젯밤부터 세계 곳곳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강력한 실적과 실적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6.1%, 영업이익은 137% 급증했다고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역대급 기록을 세웠습니다.
시게이트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요. 회사 측은 "하드디스크(HDD)가 2026년 완전히 판매된 상태이며, 2027년·2028년 수요에 대해 고객과 협의 중이다. AI 애플리케이션 보급에 따라 데이터 스토리지 수요의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시게이트의 주가는 오늘 19% 솟구쳤습니다.
이에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인텔 등 반도체 주식과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램리서치, KLA 등 장비 주식들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미즈호 트레이딩데스크는 "앰프 볼륨을 최대로 올렸는데도 더 이상 높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순간, 반도체 업계의 최근 소식과 실적 발표로 인해 더 많은 매수자가 몰려들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자국 일부 기업의 엔디비아 H200 칩 구매를 공식 승인했다는 뉴스도 나왔는데요. 이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도왔고요. AMD와 TSMC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픈AI가 기업 가치 약 8300억 달러로 약 1000억 달러를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소프트뱅크가 최대 3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엔비디아와 아마존 등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앤트로픽도 200억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요.
사실 '매그니피센트 7' 주가는 지난해 10월 29일 정점을 찍었고요. 이후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밑돌았습니다. 알파벳, 아마존을 제외한 5개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죠. 찰스슈왑은 “시가총액이 큰 빅테크 부진으로 인해 S&P500 지수는 최근 몇 주 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했다. 이런 횡보를 깨려면 빅테크가 랠리해야 하며, 실적 발표가 그 촉매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트럼프의 약달러 vs 베센트의 강달러
달러 가치는 어제까지 4일 연속 떨어졌는데요. 관세 위협, 셧다운 가능성, Fed의 금리 인하 및 독립성 침해 문제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미일 공동 개입설이 나도는 가운데 일본 엔화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하락 요인이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주 그린란드 사태로 인한 불안감,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와 한국에 대한 관세 위협, 이번 주 예상되는 또 다른 정부 셧다운, 그리고 차기 Fed 의장 후보 등장 등 여러 요인이 달러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달러는 오늘 아침 보합 선에서 움직였습니다. FOMC가 재료가 될 수 있으니까요. ING는 "Fed가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 달러가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시니어 펠로우는 "현재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보다 다른 요인을 보고 있어서, 매파적 메시지가 나와도 큰 의미가 없다. 달러 약세를 달성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Fed에 압력을 가해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인데, 차기 의장 선출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에 달러는 오늘 0.1%가량 올랐지만,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은 다수입니다. LPL리서치는 "ICE 달러 인덱스가가 지지선인 96 아래로 떨어지면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89~90 지지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달러 약세는 원자재 가격을 올리는 요인입니다.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금, 은 가격은 오늘도 뛰었습니다. 금은 3.8% 추가 상승하며 온스당 5300달러를 돌파했고, 은도 10% 가까이 올랐습니다.
3. 예상대로 FOMC
오후 2시 뉴욕 증시는 보합세에서 FOMC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같았습니다.
▶기준금리는 3.5~3.75%로 동결했습니다.
▶결정은 찬성 10표, 반대 2표로 이뤄졌습니다. 마이런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25bp 인하를 주장하면서 동결 결정에 반대했습니다.
▶통화정책 성명서에서는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문구 수정이 있었습니다. 금리를 동결한 이유일 것입니다.
1) 경제 활동에 대해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견조하게' 확장하고 있다고 낙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2) 고용에 대해 "고용 증가는 둔화해 왔다"는 말 대신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썼고요.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라는 문구도 삭제했습니다.
3)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상승해왔다"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만 기술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선 "최근 세 차례 인하 이후, 이중 책무의 모두에서 잘 대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앞으로도 들어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다. 향후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경제는 견실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실업률은 대체로 안정적이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당분간 동결할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중립 금리에 대해선 "현재 데이터를 보고 금리가 상당히 긴축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소 중립적이거나 약간 긴축적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금리) 정상화 과정을 상당 부분 완료했다. 세 차례 인하 이후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용과 인플레이션 사이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존재하지만, 이전보다는 나아졌다.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은 고용 하락 위험보다 약간 작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관세 영향에 대해 "인플레이션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올해 중반쯤 관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는 일시적 물가 상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후임 의장에게 주는 조언으로 선출직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의회에 최선을 다하고, Fed 직원들을 신뢰할 것(그만큼 공익에 헌신적인 전문가 집단은 없다)을 권했습니다.
FOMC 회의 결과, 성명서, 파월 의장 발언 모두 놀라움은 없었습니다. "중요한 이벤트가 아닐 것"이란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TD이코노믹스는 "핵심은 '고용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표현이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한 기준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며, 당연한 결과다. 최근 몇 달간 고용이 안정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 또한 더 견고한 기반에서 지난해를 마쳤다. 올해도 트럼프 감세법 등으로 성장은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하반기 2%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가시적 진전이 나타날 때까지 FOMC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성명서는 노동 시장의 하방 위험에 대한 언급이 삭제되었고, 실업률이 ‘안정화 조짐을 보인다’는 표현이 추가되는 등 다소 매파적이었다. 마이런 이사의 반대도 50bp가 아닌 25bp 인하를 위한 것이었다. 핵심은 파월 의장 재임 기간 동안 추가 인하의 기준이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1월 FOMC 회의는 Fed가 금리 동결에 만족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이 언급한 '견고한 기반' 위에 있는 성장과 실업률이 안정되기 시작하는 조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향후 몇 달 안에 노동 시장이 크게 약화되지 않는 한,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이전에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금리 동결이라는 새 기조에 돌입했으며, 이전 세 차례 인하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한 시급성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노동 시장이 더 약화되지 않는다면, 다음 인하는 파월 의장 임기가 끝나는 5월 이후에나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4. 반도체만 솟구쳤다
FOMC는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보통 회의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곤 하는데, 이번 회의의 핵심 문장은 '그건 답해줄 게 없다(I got nothing for you on that)'라는 파월 의장의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질문에 대해서야 당연히 답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시장과 경제, Fed의 책무에 대한 업데이트에서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가 1.59%, 마이크론 6.10%, 인텔 11.04%, 텍사스인스트루먼트 9.94% 등 반도체 주식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34%나 뛰었습니다. 샌디스크가 9.6%, 웨스턴디지털 10.70% 등 메모리 주식도 솟구쳤습니다. 어제 급락한 유나이티드헬스 4.0%, CVS헬스 2.82% 등이 일부 반등했고요.
5. 엇갈린 빅테크 실적 반응
장 마감 뒤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메타의 실적이 줄줄이 공개됐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급락하고 테슬라와 메타의 주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메타는 폭등세입니다.
▶테슬라 4분기 실적
-매출: 249억 달러 (예상 247억 달러) / 전년 대비 -3%
-조정 EPS: 0.50달러 (예상 0.45달러) / 전년 대비 –17%
4분기 매출은 3% 감소했으며, 자동차 부문은 11%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4분기 마진은 17.9%로 예상을 넘었습니다. 2년 반만에 최고입니다. 자동차 부문의 매출원가는 예상외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순이익은 61% 감소한 8억40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영업 비용이 39% 증가한 데 따른 것입니다.
테슬라는 모델 S와 X 단종 소식을 밝혔고요. 사이버캡, 테슬라 세미, 메가팩 3는 2026년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테슬라는 2026년이 자본 지출 측면에서 20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투자"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5년 자본 지출은 85억 달러, 2024년에는 113억 달러, 2023년에는 89억 달러였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공장에서 몇 가지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출: 812.7억 달러 (예상 803.1억 달러) / 전년 대비 +17%
-EPS: 5.16달러 (예상 3.93달러) / 전년 대비 +60%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38% (예상 +38%)
-상업용 RPO: 6250억 달러 / 전년 대비 +110%
매출이 17% 증가했고요. 주당순이익은 5.16달러로 예상을 크게 넘었습니다. 회사는 오픈AI 투자로 인한 이익 덕분에 EPS가 1.02달러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저 클라우드 매출은 38% 성장해 월가 예상치를 충족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40%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지난 분기 자본 지출은 375억 달러로 월가 예상(362억 달러)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매출: 598.9억 달러 (예상 584.2억 달러) / 전년 대비 +24%
-EPS: 8.88달러 (예상 8.19달러) / 전년 대비 +11%
-일일 활성 이용자(DAP): 35.8억 명 / 전년 대비 +7%
-1분기 매출 가이던스: 535억~565억 달러 (예상 512.7억 달러)
-2026회계연도 총비용: 1620억~1690억 달러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 1150억~1350억 달러 (예상 1106.2억 달러)
메타는 1분기 매출이 535억~56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요. 월가 예상치 513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매출이 33% 증가한다는 얘기인데요. 이번 분기 24%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입니다. 올해 연간 자본 지출은 1150억~135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요. 역시 예상치인 1106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2025년 722억 달러의 거의 두 배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2026년 영업이익은 2025년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최신 AI 모델을 ”향후 몇 달 안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