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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현대차 GPU 5만장의 의미
‘피지컬(Physical, 물리적) AI’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을 계기로 금융투자 업계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있는 용어다. AI 발전의 마지막 단계로, 온라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AI 기술의 활용을 의미한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봇뿐 아니라 UAM(도심항공교통)을 포함한 자율주행, 공장 자동화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두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모델과 사물을 인지하는 센서 그리고 기계공학의 집합체로 그야말로 ‘첨단기술의 오케스트라’다.
피지컬 AI 제품은 ‘챗GPT’와 같은 언어모델과 달리 동영상을 학습해야 한다. 동영상 학습을 위해서는 언어모델 대비 10배 또는 100배의 처리 능력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깐부치킨’으로 알려진 젠슨 황과 이재용 그리고 정의선 회장의 회동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받기로 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5만장은 테슬라 데이터센터 수준에 이르는 막대한 처리 역량을 의미한다.
테슬라는 이전 모델인 ‘호퍼(H100)’ 위주로 12만장의 GPU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유할 예정인 블랙웰의 처리 속도는 H100 다음 모델인 H200보다도 4배나 빠르다. 중국 화웨이 칩도 엔비디아 칩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은 데이터센터 투자와 운용 능력에 따라 전통 제조업체와 피지컬 AI 기업으로 나뉠 수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주가가 급등하며 재평가가 이뤄지는 이유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피지컬 AI 테마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이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는 로보티즈 등 이미 대기업들이 로봇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6일 200억원 규모로 상장한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ETF는 3주 만에 약 40%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자산 6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피지컬 AI가 2026년 상반기 주식시장의 주요 테마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상장된 로봇 테마 ETF는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외에 ‘KODEX 로봇액티브’와 ‘RISE AI&로봇’이 있다. TIGER ETF는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순수 로봇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KODEX ETF는 로봇 테마 주식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포함한다. RISE는 이름처럼 네이버, LG CNS, 루닛 등 AI 관련주에도 투자한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UAM, 그리고 완전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제품이 우리 삶을 채우기까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문제점과 비용 문제, 제도적인 걸림돌 등 다양한 우려들이 쏟아질 것이다.
이런 걱정들은 종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장기 투자자들의 인내를 뒷받침해줄 수도 있다. ‘주식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Stocks climb a wall of worry)’는 말처럼.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