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어도 못 산다더니"…콧대 높던 에르메스의 '굴욕'
글로벌 명품 중고 프리미엄 급락
롤렉스 14%→7%, 파텍필립 38%→11%
에르메스도 인기 모델 빼고 사실상 '정가'
"경기 완충지대였던 '대기 리스트' 줄어"
롤렉스 14%→7%, 파텍필립 38%→11%
에르메스도 인기 모델 빼고 사실상 '정가'
"경기 완충지대였던 '대기 리스트' 줄어"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시계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워치차트(WatchCharts)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평균 중고 프리미엄은 2024년 초 14%에서 최근 7%로 반토막 났으며, 같은 기간 파텍필립은 38%에서 11%까지 하락했다.
중고 프리미엄 실종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우선 팬데믹 기간 급등했던 투기적 수요가 빠지며 시장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시계 소유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인 고가 시계 등을 대거 내놓으며 공급이 늘어난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브랜드 측의 공격적인 가격 인상도 오히려 독이 됐다. 예컨대 파텍필립은 지난해 관세 여파로 미국에서 가격을 22%나 올렸는데, 중고 시장이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현상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통하는 에르메스 역시 수요 둔화를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경매 결과 분석에 따르면 에르메스 버킨백과 켈리백의 중고 프리미엄은 2017년 이후 최저치다. 현재 중고 시장에서 버킨백은 정가 대비 약 50%의 웃돈이 붙지만, 인기 모델인 '미니 켈리'를 제외한 일반 사이즈는 경매 수수료를 제외하면 사실상 정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루카 솔카 번스타인 럭셔리 애널리스트는 "에르메스의 하락한 중고 프리미엄은 대기 리스트가 짧아졌고, 에르메스 가방의 총공급이 이전보다 수요에 더 근접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