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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값 뽑고도 남는다"…한국서 루이비통 쓸어 담는 중국인들 [현장+]
추워도 명품 매장 오픈런하는 '中 관광객'
국내 주요 백화점 지난해 외국인 매출 '쑥'
원화 약세 현상 지속하자 외국인 구매력 증가
국내 주요 백화점 지난해 외국인 매출 '쑥'
원화 약세 현상 지속하자 외국인 구매력 증가
이날 대기 줄 가장 앞에 서 있던 한 중국인 관광객은 "루이비통 가방을 사려고 새벽부터 나와 8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에서 사면 환율 차이 때문에 중국보다 40만~50만원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에도 한국에 여행을 왔는데 그때도 쇼핑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에 외국인 관광객들 발길이 몰리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고가의 명품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백화점 안내 요원은 "예전에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 매일 아침 명품 매장 앞에 줄 서는 외국인 고객이 늘었다"며 "오늘은 오히려 적은 편이고, 많을 때는 줄이 대로변 큰길까지 이어질 정도"라고 귀띔했다.
업계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외국인 소비가 명품 매출 증가를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5원을 기록했다. 한때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최근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저점(1354원) 대비 여전히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쇼핑하기 좋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명품 브랜드의 국가별 판매가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일례로 루이비통의 인기 제품인 '네버풀 MM 가방'은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1만5100위안(약 316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 정가는 280만원이다.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약 36만원가량(약 11%) 저렴한 셈이다. 2026년 봄·여름(SS) 시즌 신제품으로 나온 샤넬의 '미니 클래식 가방'도 중국 가격은 5만700위안(약 1062만원)이지만 국내 가격은 1008만원으로 약 5% 더 싸다.
여기에 외국인 대상으로 한 부가세 환급 서비스(택스리펀) 혜택까지 더해지면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가격대가 높은 명품일수록 환율에 따른 체감 차이로 인해 소비 유인이 더 커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9929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7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5월18일 이후 처음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국을 4번째 방문했다는 한 중국인 관광객은 "환율 때문에 한국에서 명품을 사는 게 이득이다. 같은 제품을 중국에서 사면 50만원은 더 줘야 한다"며 "날이 추워서 기다리기 힘들긴 하지만 충분히 견딜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