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TACO! 트럼프가 "오른다"면 무조건 매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채권 금리도 하락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미 중앙은행(Fed)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한 심리를 했는데요. 대법관들은 해임 권한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폭등하던 일본 금리도 떨어졌습니다. 일본은행의 개입 가능성, 일본 대형 금융사의 채권 매입 소식 등이 나온 덕분입니다.
1. "무역 안 쓴다" "주가 두 배 된다"
그린란드 문제로 어제 S&P500 지수가 2% 이상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 VIX는 1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VIX의 장기 평균치가 18 수준입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국채와의 스프레드에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① 그린란드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통제가 미국 및 국제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우리가 막을 수 없는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무력을 사용할 거로 생각했지만, 나는 무력을 쓸 필요가 없다. 무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고,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들(유럽)은 선택권이 있다. (미국의 점령을) 허용한다면 우리는 매우 감사할 것이고, 거부한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억하겠다'라는 발언은 다소 불길하며, 관세 부과 가능성도 포함될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라는 발언은 극단적 상황에 대한 위험을 줄여줍니다.
② 미 증시는 두 배 오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슬란드(그린란드를 잘못 말함) 사태로 인해 미국 증시가 어제 처음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그 하락 폭은 그동안의 상승 폭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앞으로 증시가 두 배로 오를 것이라는 놀라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다우존스 지수가 50000에 도달할 것이다. 주식 시장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100,000까지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발언은 결국 주식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습니다. 또 어제 주가 하락에 대한 언급은 그가 매일 증시를 살피고 있으며 시장에 부정적인 정책을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의 안도감을 낳았습니다. UBS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것은 극단적 위험 요인을 일부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채 가격도 반등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하락 전환했습니다. 오후 4시께 10년물 금리는 4.4bp 내린 4.251%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0.6bp 하락한 3.591%에 거래됐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13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발행에는 꽤 많은 수요가 몰렸습니다.
2. 뒤늦게 나온 "관세 부과 유예"
뉴욕 증시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억하겠다"라고 했고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덴마크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야망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협상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나스닥은 오후 12시가 넘으면서 보합세로 떨어졌고 한때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CNBC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합의의 개념'에 도달했기 때문에 관세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에 매우 좋은 협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유럽은 골든 돔 건설에 참여할 것이고, 광물 채굴권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라는 질문에 “영원히”라고 답했습니다.
나토는 "덴마크, 그린란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그린란드에서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채권 시장을 봤을 수 있습니다. 그는 작년 4월 '해방의 날' 이후 상호 관세 유예를 발표했을 때도 당시 "채권 시장의 반응이 매우 불안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오늘 채권 시장은 안정됐지만, 이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여러모로 긴급히 손을 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전날 도이치뱅크에서는 '유럽이 8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라는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베센트 장관은 "도이치뱅크 CEO가 나에게 전화해서 도이치뱅크는 해당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덴마크 연기금의 미국 국채 매각 뉴스가 나왔는데요.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지금 미국 시장에 철수할 이유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자산 2조1000억 달러를 가진 세계 최대 펀드입니다.
3. 쿡 해임 실패?→Fed 독립성 강화
채권 시장의 안정을 가져다준 또 다른 요인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오전 10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 vs 쿡 사건'에 대한 구두 변론이 있었습니다.
오늘 변론은 대통령이 사기 혐의만으로 Fed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런 조치를 하기 전에 더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 따지는 자리였는데요. 법무부의 존 사우어 송무차관은 "금융당국 인사가 금융 거래에서 기만이나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면, 그건 해임 사유가 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쿡 이사 측은 "이번 사건은 Fed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변론에서는 대법관들이 행정부의 해임 시도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진보 성향 대법관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여러 보수 성향 대법관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브렛 카바노 대법관은 "이런 해임이 허용된다면 Fed의 독립성이 약화하거나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대법원은 쿡 이사가 자리를 유지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법관들은 트럼프 탄핵 시도 과정에 대해 광범위한 불안감을 표명했다"라고 보도했고요. 에버코어ISI는 "대법원이 하급법원 판단을 뒤집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신청을 기각하고 쿡 이사가 자리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는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4. 톰 리 "저가 매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메시지 이후 주식은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S&P500 디수는 1.16%, 나스닥은 1.18%, 다우는 1.21% 올랐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2.0% 뛰어서 S&P500 지수에 비해 13거래일 연속 상대적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긴 기록입니다. 지난 몇 년간 소형주가 대형주를 일시적으로 앞지르다가 결국 다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에선 소형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캐너코드제뉴이티는 “이번 상승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2026년까지 소형주가 대형주를 지속해서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성 향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원자력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언한 후 오클로(+0.99%), 누스케일(+3.95%) 등 원자력 관련 주식이 상승했습니다.
은행 주가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신용카드 이자율 10% 상한제 도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탓입니다. JP모건은 0.23% 떨어졌고, 비자는 0.17%, 마스터카드도 0.78% 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주택 구매를 도와주겠다고 발언하면서 DR호튼(+3.21%) 레나(2.49%) 등 주택건설업체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암호화폐 규제 방안을 논의 중인데 법안에 조속히 서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는데요. 이런 발언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2.02% 올라 9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클레러티 법안’은 지난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암호화폐 업계를 대변하는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자사에서 해당 법안에 지지를 철회하면서 표결 계획이 취소되었습니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은행과 암호화폐 업계 간의 갈등인데요. 암호화폐 업계가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고객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에 대해 은행은 "예금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같지만 은행이 따라야 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원은 지난해 여름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지분 약 27%를 매각할 수 있다고 발표한 후 5.72% 하락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그린란드와 일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4월처럼 주가가 20% 떨어지고 저점을 찾기까지 8주가 걸리는 상황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나온 소식들은 그러한 불안감을 많이 해소해 주었다. 나는 이런 상황이 저가 매수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들을 살 것이다. 어제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도 여전히 훌륭한 기업이다. 피해야 할 종목은 신용카드 발행사, 단독주택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 등 백악관 정책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 토니 파스콰리엘로 글로벌 헤지펀드 담당 헤드는 "미국 주식은 구조적으로 우호적인 거시경제 전망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 나은 가격 수준을 보기 전까지는 리스크 대비 보상은 여전히 까다롭다. 이런 환경에서는 올해 시장을 헤쳐 나가는 전술로 급등을 쫓기보다는, 조정 시 매수(buying the dips)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