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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동대문 가지 마세요"…2030女 몰리더니 '품절 대란' [현장+]
볼펜 꾸미기 SNS 유행에
동대문종합상가 '바글바글'
동대문종합상가 '바글바글'
곽고은 씨(21)는 지난 15일 오후 6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동대문종합시장 5층 액세서리 상가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곽 씨의 손에는 캐릭터와 파츠가 꽂힌 볼펜 2개가 들려있었다. 최근 2030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볼펜꾸미기(볼꾸)'였다. 곽 씨는 "저만의 것을 만드니까 의미부여를 하게 된다"며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했을 때는 할 게 많아서 막연하고 어려웠는데 볼꾸는 직접 파츠를 넣으면서 결과를 바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체 상가 마감 시간 30분을 앞두고도 '볼꾸' 판매대 앞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사람들 손에는 소형 플라스틱 바구니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볼펜대에 여러 파츠를 하나씩 끼워 보고 빼 보면서 구매를 결정한 비즈는 바구니에 넣는 식이었다. 매장에 사람들로 가득 차 이동할 때마다 "잠시 지나갈게요", "잠시만요"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주변 가게들이 영업을 종료하며 슬라이드 셔터를 내려도 '볼꾸'가 가능한 매장 앞 인파는 여전했다.
매장에선 볼펜대는 600~1000원, 파츠는 종류별로 300원부터 그 이상으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유명 캐릭터 파츠들도 많았다. 볼펜 하나를 만들면 약 3000원이 들었다. 20대 여성들은 파츠들을 둘러보면서 "너무 귀엽다", "더 끼워놓고 싶은데 안 들어가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매주 입고해야 해요"…볼펜대 '품절' 공지 곳곳
볼펜대를 다시 들여놓는 매장도 생겼다. 액세서리 사장 A씨는 "1년 전에 볼꾸 매대를 만들었다가 철수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요가 많아져서 다시 설치했다"며 "파츠나 비즈는 원래 있어 볼펜대만 추가하면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종합시장 상가 사장들은 최근 유동 인구가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전병현 씨(35)는 "2022년에 중국 출장 갔다가 볼펜 꾸미는 걸 발견하고 동대문에서 처음으로 들여왔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진 않았는데, 지금은 유행 덕분에 볼펜대가 부족한 수준"이라며 "종합상가를 방문하는 인구가 전체적으로 늘었다"고 했다.
16일 오전 오픈런을 하는 고객도 있었다. 김모 씨(27)는 "일 특성상 새벽에 끝나서 아침 시간에 맞춰 왔다"며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는 친구들한테도 선물하려고 10개 정도 만들었다"고 했다.
"단순 유행 아냐"…문화로 자리 잡은 '○꾸' 시리즈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꾸미기는 단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유행보다는 광범위한 취향이나 개성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며 "볼펜 꾸미기, 다이어리 꾸미기 등 표현만 다르게 할 뿐 취향이나 커스터마이징 문화 속에서 자리 잡은 하나의 트렌드다. 자기표현을 나타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