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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 칼럼] 주연이 된 조연…여성 정치인의 장례식 태도 논란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엇박자가 난 슬픔의 주파수: 정서적 일치성 이론장례식장은 모든 사람이 슬픔이라는 동일한 주파수에 채널을 맞추는 공간이다. 심리학의 정서적 일치성(Emotional Congruence)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특정 맥락에서 기대되는 감정과 일치하는 자극을 받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반면, 모두가 낮은 저음으로 노래할 때 혼자 높은 고음을 내면 그 소리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소음으로 인지된다.
사회학자 알리 러셀 혹실드가 제시한 감정 규범 개념은 이를 더 명확히 설명한다. 특정 사회적 상황에서 마땅히 느껴야 하거나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를 어기는 행위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를 넘어 집단에 대한 정서적 배신으로 간주된다. 대중이 느낀 불편함은 저 사람은 지금 우리와 같은 규범 안에 있는가? 라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심리적 방어 기제다.
그림자가 되기를 거부한 의복: 상징적 상호작용론우리가 장례식장에서 검은색을 선택하는 행위는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 관점에서 고도의 사회적 언어다. 검은색은 자신의 개성을 소거하고 당신의 슬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는 그림자가 되겠다라는 헌신적 태도를 상징한다.
반면, 밝은색 옷차림은 시각적으로 배경과 분리되어 관찰자의 시선을 강제로 끌어당긴다. 장례식장이라는 도화지 위에서 이는 너무나 뚜렷한 주인공의 기호로 작동한다. 조문객은 조연이 되어야 하는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주연의 조명을 점유했으며, 대중은 이를 고인에 대한 예우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우선시한 태도로 읽어낸 것이다. 개인의 피치 못할 사정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대중의 인지 기제는 논리적 이유보다 직관적으로 노출되는 시각적 이미지에 우선하여 반응한다. 이는 엄중한 의례 공간에서 보여지는 태도가 사후적 해명보다 강력한 진정성의 상징으로 작동하여 대중의 정서적 평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언어의 온도와 맥락의 충돌: 프레임 분석 이론인터뷰에서 사용된 경악스럽다는 표현은 언어의 맥락적 의미가 장소와 충돌한 전형적 사례다. 어빙 고프먼의 프레임 분석에 따르면, 동일한 단어도 어떤 프레임 안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연기력에 대한 찬사였을지라도, 장례식 프레임 안에서 경악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는 상처를 자극하는 통증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섞인 미소는 심리학적으로 부적절한 정서로 비치며, 관찰자에게 공감 능력이 결여되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는 공인이 쌓아온 신뢰 자본에 치명적인 얼룩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평판 관리의 핵심: 자기중심성 편향의 극복평판 관리란 단순히 외형을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자기중심성 편향(Egocentric Bias)을 극복하고 타인의 감정적 결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능력이다. 특히 정치인처럼 대중의 심리적 지지를 먹고 사는 직업군이라면, 시간이 없었다는 기능적 사정보다 내 모습이 타인에게 어떤 정서적 파고를 일으킬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심리적 여유가 필수적이다.
결국 진심은 전해지는 방식 또한 진심다워야 한다. 격식은 단순한 껍데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슬픔을 깨뜨리지 않겠다는 가장 적극적인 사랑의 표현이자 고도의 사회적 지능(SQ)이기 때문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이미지코칭교육 겸임교수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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