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현대의학을 지탱해온 진단의 대원칙은 ‘시각적 확인’이었다. 암 진단의 표준 절차는 CT나 MRI 같은 영상장비를 통해 병변을 발견하고, 바늘을 찔러 조직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세포의 구조를 확인하는 병리학적 진단으로 완성됐다. 즉 우리 눈에 보이거나 영상장비에 포착되는 병변이 있어야만 비로소 질병으로 규정되고 치료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병변의 형체가 만들어지기 전에 암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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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야만 치료할 수 있다’는 이 명제는 역설적으로 현대 의학의 가장 큰 한계다. 암세포가 처음 발생하여 영상 검사에서 식별 가능한 크기인 1㎤(약 1g)로 자라기까지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 1㎤의 종양 덩어리 안에 이미 약 3000만 개에서 1억 개의 암세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