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시착한 디자인 UFO…연말을 빛내다
매년 100만 명 찾는 디스플레이 행사 서울라이트 DDP
DDP 11년간 방문객 1억2500만명
자체 수익만 1683억…올해 사상최대
디자인·패션·미술 전시 랜드마크로
亞 최초 '디자인 마이애미' 열기도
'서울라이트 DDP 겨울' 개막
크리스마스 주제 미디어아트 펼쳐져
DDP 11년간 방문객 1억2500만명
자체 수익만 1683억…올해 사상최대
디자인·패션·미술 전시 랜드마크로
亞 최초 '디자인 마이애미' 열기도
'서울라이트 DDP 겨울' 개막
크리스마스 주제 미디어아트 펼쳐져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 폭격으로 폐허가 된 의사당을 다시 짓자며 했다는 이 말은 묘한 기시감이 들게 한다. 교보문고를 연 대산 신용호 선생이 남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와 어딘가 닮아서다. 아마도 책과 건축은 ‘공간’이라는 본질을 공유하기 때문일 터다. 그 말대로 종이를 층층이 겹친 책이라는 무형의 공간이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건물은 물리적 공간에 머무는 이들의 사고와 감각을 이끈다.
서울 을지로7가 흥인지문 근처에 2014년 들어선 건축물이 하나 있다. 처음엔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500년 한양도성 성곽의 멸실된 역사를 되살리지도, 82년 동대문운동장의 시간선을 이어가지도 못했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았다. 5000억원을 쏟아부어 마치 하늘에서 불시착한 미확인 비행물체 같은 애물단지를 세웠다는 놀림도 받았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야기다. 11년을 보낸 DDP는 어떤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을까. ‘서울리스타(Seoulista)’의 삶을 어디로 이끌었을까.
365일 가동되는 도시의 ‘디자인 엔진’
세계 주요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하나씩 갖고 있다.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DDP를 보자. 이달 기준 DDP 누적 방문객은 1억2499만 명. 매년 서울시 인구가 이곳을 찾았다. 역사의 기억을 과감히 들어낸 공간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디자인 서울’을 내세웠던 DDP의 역할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디자이너와 예술가, 럭셔리 브랜드, 국제 행사들이 먼저 찾아오는 ‘아시아 디자인산업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다.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DDP의 지난해 시설 가동률은 79.9%다. 준비 기간까지 고려하면 ‘연중무휴’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전형적인 비즈니스 컨벤션 중심인 코엑스와 차별화되는 점은 중심이 되는 핵심 콘텐츠가 디자인·패션이라는 것이다. 2015년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쇼를 시작으로 디올, 펜디, 반클리프아펠 등의 전시·쇼케이스가 줄줄이 이어졌고 굵직한 미술 전시도 줄곧 열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건립까지 4300억원을 들인 DDP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자체 수익으로 1683억원을 회수했고, 올해는 개관 이후 최대 수입 달성이 예상된다.
지난 9월 세계적 디자인·공예 페어인 ‘디자인 마이애미’의 DDP행은 글로벌 미술·디자인계의 시선을 서울로 돌렸다. 아시아 최초인 동시에 단독으로 DDP에서 메인 행사의 사전 전시를 열었는데, 71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25만 명이 DDP에 몰렸다. 지역 디자인 커뮤니티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장기간 전시 형태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말에 꼭 가봐야 할 ‘서울라이트 DDP’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DDP는 세계가 먼저 찾는 디자인 산업 성지가 됐다”며 “서울의 창의성과 기술, 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한국경제신문·서울디자인재단 공동기획